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경제는 항상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미세조정을 해야 한다”며 “부동산 가격의 큰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경제의 민간부문 자생력 회복이 미흡한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의 빚 상환 부담을 키우고 집값을 떨어뜨려 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금리 인상 등 거시정책 수단을 쓰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김 총재는 가계부채 급증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대출 규제 등 미시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에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경제 상황과 관련, “한마디로 얘기할 수 없다”며 “개방 사회에서 효과가 별로 없는 정책도 많기 때문에 국제공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정부가) 아니지만 한은은 큰 틀에서 정부이며, 행정부는 아니지만 광의의 정부가 아니라고 해서는 곤란하다”며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5월 말까지 내부 직원들과 함께 한은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은 임원을 비롯해 젊은 직원들이 개혁의 주인공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중앙은행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대내적으로 외로운 투쟁과 입장을 견지해 온 한은은 이제 과거의 축소형에서 벗어나 진취적, 활동적, 역동적 조직이 돼야 한다”며 “중앙은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소명”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재는 오는 22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다. 그는 이때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과 양자 면담을 하고 세계경제 동향과 협력 방안 등에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