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지역에 들어가 취재하다 희생되는 기자들에 대한 보도가 잦다.
최근에도 태국의 반정부 시위를 취재하던 일본인 기자가 목숨을 잃은 것을 비롯해 프랑스인 기자들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에 인질로 잡혀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
위험한 지역의 변화상을 가까이서 취재해 전달하는 것은 기자의 숙명이지만, 그들의 희생은 안타깝기만하다.
기자가 분쟁 지역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장시간 안전하게 취재하고 세상에 새로운 소식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도쿄대학의 인텔리전트시스템인포매틱스(ISI) 연구소는 자동으로 주변 환경을 탐사하고, 찾아낸 것을 보도할 수 있는 ‘저널리스트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로봇은 주변의 변화를 탐색하고, 보도에 적절한 것이라고 판단되면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을 한다. 또 인근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을 할 수도 있고 좀더 많은 관련 정보를 위해 인터넷 검색도 이용할 줄 안다.
만약 뉴스 가치가 있는 것이 나타나면 로봇은 짧은 기사를 쓰고 인터넷에 그것을 올린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로봇은 뉴스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세계 어디에나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로봇 저널리스트는 기자에게는 지나치게 위험한 곳에 보내질 수 있다. 지난 2002년 메사추세츠공과대(MIT)는 전쟁 현장 취재를 위한 ‘아프간 익스플로러 로봇’을 만들었다. 그 로봇은 사람이 직접 원격 조종하는 것이었다.
각종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뉴스를 생산하는 ‘자동 저널리즘’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과거 기록들을 토대로 스포츠 경기 중계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됐고 인터넷상의 이미지와 의견을 취합해 뉴스를 생산하는 기술도 나왔다.
하지만 저널리스트 로봇은 또 다른 차원의 기기다. 현장에서 사람으로부터 1차 소스를 모으는 로봇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기적인 수준이지만 이것은 분명히 실질적인 저널리즘이다.
전문가들은 저널리스트 로봇이 실제 세계와 인터넷 검색의 조합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의미에서 기존 자동 시스템을 넘어서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한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