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와 전자랜드 위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국내 대표 전자 전문 유통 모델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온 두 업체는 지난해 실적 면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하이마트는 3년 만에 ‘2조원’ 매출을 회복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전자랜드는 매출이 다시 곤두박질치고 거의 10년 만에 ‘적자’를 냈다. 전자랜드 입장에서 두 배 가까이 좁혔던 매출 격차도 무려 4배 이상으로 벌어지는 등 희비가 교차했다.
전자랜드는 22일 지난해 매출 6100억원에, 손실 19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500억원 가량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익은 적자로 반전했다. 전자랜드가 적자를 기록하기는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전자랜드는 2006년 이후 매출과 순익이 ‘게 걸음’ 상태였다. 2006년 5500억원에서 2007년 6400억원으로 잠깐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이듬해 6600억원으로 멈췄으며 지난해 경기 불황 직격탄을 맞으면서 다시 역신장했다. 영업이익도 2007년 860억원에서 불과 2년 만에 손실로 돌아섰다. 전자랜드는 일선으로 물러났던 홍봉철 회장이 다시 전면에 나서 현장을 뛰면서 조직을 추스르는 상황이다.
반면 하이마트는 지난해 2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도 73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났다. 2007년 이후 주춤했던 분위기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하이마트는 2006년 매출 2조1500억 원을 올리며 2조원대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2007년 2조2940억원으로 매출이 주춤한 이 후 2008년 2조4513억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어 지난해 전년에 비해 거의 두 배 가량 매출을 올려 놓았다. 영업이익도 2007년 수준으로 다시 회복했다.
특히 하이마트는 매출이 껑충 뛰면서 전자랜드와 격차를 4배 이상으로 멀찌감치 벌려 놓았다. 2008년 전자랜드는 6600억원으로 당시 하이마트(1조4900억원)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따라 붙었지만 지난해 다시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실적에서 상승세를 탄 하이마트는 올해 3조 원을 낙관했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최근 발표한 비전 선포식에서는 2020년 10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호언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엇갈린 실적` ‥매출 격차 4배 이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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