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강국코리아 나눔을 실천한다] [하]IP를 활용한 최빈·개도국 지원사업

[지식강국코리아 나눔을 실천한다] [하]IP를 활용한 최빈·개도국 지원사업

 사진:특허청은 특허 문헌을 이용해 생존형 적정기술을 찾아내 최빈·개도국에 지원하는 지식재산권 나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의 차드에서 현지 주민들이 사탕수수 껍질을 이용해 숯을 제조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식재산(IP) 선진국으로 성장하면서 크게 관심을 쏟는 국가들이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저개발국이다. 이들 국가는 경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가난과 빈곤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첨단기술보다는 물, 식량, 에너지 등 삶에 필수적인 기본 기술에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점에 착안, IP를 활용해 개도국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보급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적정기술은 선진국에서는 활용 가치가 높지 않지만 개도국 등에선 효용이 큰 기술을 말한다.

 특허청은 이 사업을 위해 가장 먼저 특허 문헌을 이용한 생존형 적정기술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국내 특허 DB로부터 에너지, 물 등 6개 기술 분야에 걸쳐 총 200건의 특허 정보를 추출, 개도국 현지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적정기술을 찾아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도출된 적정기술이 사탕수수 껍질을 이용한 숯 제조기술이다.

 특허청은 최근 사회복지단체인 굿네이버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아프리카 차드에 대한 현지 조사를 통해 숯 제조기술 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들이 취사용 연료로 장작이나 목재 숯을 사용함으로써 산림 황폐화와 연기로 인한 호흡기 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개발한 사탕수수 숯 제조 기술을 아프리카 현지에 맞게 변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작업이 끝나는 대로 오는 6월 굿네이버스가 차드 현지에 설립할 사회적 기업에 관련 기술을 제공, 현지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확산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나눔 운동은 기술 지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특허청은 최빈·개도국의 우수한 상품이 브랜드가 없어 제값을 못 받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브랜딩 지원을 통한 소득 증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상품성 있는 현지 생산 상품 발굴에서부터 브랜딩 전략 수립, 유통망 확보, 판매 확대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하는 포괄적 프로그램으로, 지역 주민의 실질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3월 동티모르산 커피에 대한 브랜드 개발 및 상표 출원 지원을 시작으로 올해는 차드의 망고 가공 제품에 대한 상표, 디자인, 포장지 제작 등 시장 진출을 위한 종합적인 패키지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허청은 앞으로도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아시아의 미얀마 등을 대상으로 상표·브랜드 지원과 함께 적정기술을 발굴, 보급할 계획이다. 또 국내 대학·공공 연구원의 미활용 특허를 아프리카 국가에 무상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고정식 특허청장은 “세계 4위 특허출원 대국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최빈·개도국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여나갈 수 있는 기술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