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소프트뱅크가 지닌 세계 최고의 항만·물류IT 노하우를 의료분야에 접목해 새롭게 의료IT 시장을 개척하려 합니다.”
25일 항만·물류IT 전문기업으로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는 토탈소프트뱅크의 최장수 대표이사(70)가 의료IT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에게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 고희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주위 청장년 후배 최고경영자(CEO)들이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토탈소프트뱅크(이하 TSB)는 이달 초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설비투자와 함께 의료수술용 로봇 및 진단기술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대구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최 대표는 “20년 이상 물류IT 사업을 해오면서 신사업 착수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TSB를 통해 20년 이상 축적해 온 IT개발 노하우가 있기에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봤고, 2년 전부터 착실하게 준비해 온 만큼 가시적인 성과도 분명히 나올 것”이라 자신했다.
그는 지난해 사내 의료산업팀을 신설하고 CT조기간암검진진단기 등 4개 분야에서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해왔다. 올 들어서는 기존 크레인 시뮬레이터 개발 노하우를 응용해 의료용 수술로봇에 대한 연구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최 대표가 특히 기대하고 있는 분야는 ‘CT조기간암진단기’와 ‘한방자가진단시스템’이다. CT진단기는 사이언스지 게재로 이미 검증된 부산 S대 교수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현재 개발 완료 직전이다. 임상시험을 거쳐 올 연말까지는 사업화가 예상된다. 또 한방진단시스템의 경우 지난 2년여간 광대한 한방진단DB를 구축, 진단 속도와 처방 면에서 한방의료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 대표의 이번 의료IT 신사업 진출은 22년 전 그가 TSB를 설립하면서 세웠던 비전 실현의 시작이다.
1980년대 중반 대한해사검정공사 근무 시절, 그는 외국 상선에 올라타 보고, 선내 컴퓨터 운용 모습에 감탄해 회사를 차렸다. 그는 “당시 손으로 일일이 쓰거나 주판알을 튕기던 우리와 달리 미국 배에서는 이미 컴퓨터를 이용해 계산 등 전산작업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내가 토탈소프트뱅크로 사명을 지었을 때는 물류IT만 염두에 둔 게 아니라 토탈 SW개발 기업으로 세계 최고가 되보자는 게 진짜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TSB는 물류IT 분야에서 나무랄 데 없이 탄탄하게 자리 잡았다”며 “하청이나 외부 위탁 없이 항상 자체 개발한 우리의 IT 소프트웨어(SW) 개발 노하우는 무엇이든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바탕”이라 힘주어 말했다.
“나이 50을 앞두고 더 이상 독립을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으로 TSB를 차렸습니다. 이제는 TSB의 미래를 위해 신규사업 진출을 더 이상 마음 속에만 담아둘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건강이요? 앞으로 10년은 끄떡없습니다. 의료IT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TSB를 지켜봐 주십시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