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라는 자만이 역전의 빌미](https://img.etnews.com/photonews/1004/100425064354_1938687811_b.jpg)
“일본 정부는 한국의 옛 정보통신부와 같은 부처 신설을 검토 중입니다. 총무성 산하에 ICT 정책 개발을 위한 테스크포스도 가동했습니다.”
염종순 일본 사가현 정보기획감(과장)은 출장차 방한해 기자와 만나 “최근 한국에 일고 있는 IT총괄부처 설립 논란이 안타깝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국내 IT업체에 근무하다 15년전 일본으로 이민을 간 염 과장은 일본 총무성이 운영 중인 ‘글로벌시대 ICT 정책 개발 TF’의 전문위원으로도 활약 중이다. 한국과 일본의 IT정책을 잘 비교할 수 있는 입장이다.
그는 “일본에선 메이지유신으로 산업화에선 한국을 앞서갔지만, 이른바 ‘정보화 유신’은 한국에 뺏겨 뒤졌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넘쳐난다. 일본 사람들은 정보화에 뒤진 것이 산업화에서 세계 최고가 됐다는 자만에 빠져 안주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종종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인들은 한국이 종합정보통신망(ISDN) 대신 비대칭고속가입자망(ADSL)로 빠르게 전환할 때, ISDN을 고수한 것을 실폐 사례로 꼽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염 과장은 우리 IT전략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그는 “지금 전자정부만 놓고 보면 한국은 세계 최고지만, 이를 글로벌화할 구체적인 전략이 없다”라면서 “일본만 해도 한국의 전자정부를 적극 도입하려 하지만, 한국 정부나 기업이 수출할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국내 대기업이 일본 지자체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구축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는 등 준비되지 않은 인력을 투입해 오히려 한국에 대한 환상을 깨곤 한다”며 “지금은 세계적인 ICT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한국 정부의 차세대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