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등을 한 학생의 인터뷰 단골 답변이 ‘교과서를 위주로 공부했다’는 것처럼 파이오링크의 성공비결도 ‘기본에 충실했다’는 답변밖에 드릴 수가 없습니다.”
올해로 창업 10돌을 맞은 파이오링크 조영철 사장(42)은 26일 “외산 장비와의 경쟁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객은 정말 필요한 기능을 가장 우수한 성능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파이오링크는 지난해 국산 장비가 전혀 없다시피 한 애플리케이션(L4∼7) 스위치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30%로 1위(IDC 조사 기준)를 기록했다. 5년 전 출시한 웹 방화벽도 보안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수년 전부터 진행되던 일본 수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08년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올해는 25억∼30억원의 수출이 예상된다.
조 사장은 “일본과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해 2015년 아시아 시장에서 애플리케이션 스위치 1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L2스위치 ‘티프론트(TiFRONT)’을 출시했다. 인터넷전화(VoIP), 스마트폰 등의 증가로 인해 사내 네트워크에서 들어오는 최근의 보안 위협에 주목한 제품이다.
그는 “L2 스위치 출시로 시스코, 쓰리콤, 알카텔-루슨트, LG-노텔 등 전통적인 네트워크 업계 거인들과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필요한 기능을 넣은 제품이기 때문에 후발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기존 L2 제품들은 화려한 기능을 자랑하지만 정작 고객이 요구하는 각각의 성능, 특히 보안 부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L2스위치를 ‘보안L2스위치’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고객의 필요가 보안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제품을 통해 올해 30억원 정도의 신규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L2 스위치 제품은 출시 전부터 몇 개의 공공기관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고객사와의 두터운 신뢰 덕분이다.
파이오링크의 또 다른 가치는 파트너와의 상생이다. 업계에서 파이오링크 파트너 관계가 좋다는 말은 자주 회자된다. 덕분에 이 회사는 L2스위치를 출시하면서 링네트, 링크정보통신, 삼화통신공업 등 업계 대표기업을 신규 총판으로 동시에 영입할 수 있었다.
조 사장은 “애플리케이션 스위치, 방화벽 등 특화 시장에서의 성공을 네트워크 제품군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올해 매출 160억원을 달성하고, 내년 200억원을 넘어 5년 뒤엔 1000억원 기업으로 성장시켜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