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과열 우려를 낳았던 기업인수목적회사, 스팩(SPAC)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식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4개 스팩 모두 공모가 부근에서 밋밋한 흐름을 보이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스팩1호[122350]는 지난 26일 거래량이 4만5천주에 그치면서 지난달 19일 상장 이후 최소 거래량을 기록했다. 주가는 6천360원 보합으로 마감했다. 현대증권스팩1호는 상장 후 나흘간 급등세를 보이며 하루 거래량이 900만주를 웃돌기도 했다.
주가는 지난달 24일 1만1천100원까지 올랐으나 이달초 7천원 선이 붕괴되면서 공모가(6천원) 언저리인 6천300~ 6천400원 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양밸류스팩[122290]은 이달 중순부터 1만250 ~1만350원 범위에 머물고 있다. 공모가 1만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거래가 뜸해진 가운데 22일부터 3거래일 연속 보합세다. 3천500원에 공모했던 대우증권스팩은 지난달 23일 4천955원까지 치솟았지만 이달 들어서는 3천60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과열의 진원으로 지목됐던 미래에셋스팩1호[121950]도 초라한 흐름이다. 지난 26일 8거래일 만에 반등하며 2천200원선을 지켰지만 최근 분위기를 감안하면 1천원대까지 염두에 둬야 할 처지다. 미래에셋스팩은 한때 공모가 1천500원의 갑절을 훌쩍 웃도는 3천810원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버블’이 꺼지면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스팩은 우량 비상장사를 발굴해 인수합병(M&A)하기 위한 ’껍데기’ 회사다. 스팩이 급등하면 합병비율 산정 등에서 인수 대상 기업을 발굴하기 어렵다. 이 경우 설립 목적인 M&A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따라서 M&A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공모가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 횡보하는 게 정상이라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조광재 IPO 2팀장은 “스팩은 사실상 원금보장형 상품이기에 공모가를 유지하되 상장관련 비용 등 ’껍데기 가격’을 감안해 공모가 대비 5~10% 높은 주가를 유지하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팩 상장을 앞둔 증권사들로서는 청약률 제고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오는 29~ 30일 우리투자증권의 ’우리 스팩 1호’가 유가증권 상장을 위한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옛 제일은행과 하나로텔레콤 매각을 자문했던 박병무 전 하나로텔레콤 사장이 사외이사로 참여하는 등 M&A 전문가들로 임원진이 구성됐다.
신한1호 스팩은 이달초 상장예심을 통과, 내달 10~11일 청약을 받는다.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 AT커니가 공동설립한 히든챔피언1호를 비롯해 교보KTB, 한국투자 신성장1호, 대신 그로쓰알파 등도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키움증권과 부국증권도 스팩 설립을 완료하고 상장절차에 들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