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이야, 부산 원자력의학원이야? 왜 울산이나 경남 인사는 한 명도 안보이죠?”
지난 23일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준공식 직후 행사장에서 마주친 부산 지역 모 기관장이 건넨 한마디다. 실제로 이날 준공식에는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해 허남식 부산시장과 부산 지역구 출신의 안경률, 서병수, 김세연 국회의원, 그리고 부산 주요 대학 총장과 병원장 등이 주요 귀빈으로 참석했지만, 울산과 경남의 인사는 한 명도 없었다.
사회자가 안 장관을 시작으로 시장, 국회의원, 교육감, 대학 총장, 원자력의학원장과 지역 병원장에 심지어 기장군의회 의원까지 30여명 이상을 줄줄이 소개했지만 끝내 울산과 경남 지역 관계자는 언급되지 않았다.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의 착공부터 준공까지는 여러 우여곡절 속에서도 지역 주민과 부산시와 기장군, 부산과학기술협의회, 나아가 한국원자력의학원과 지역 국회의원 등 각계 각층의 협력과 노력에 의해 이뤄졌다. 이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준공 행사에 기장군민과 애쓴 부산 지역 인사들이 주인공으로 참석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은 치료는 물론 연구·협력에서 기장군민이나 부산시민, 부산지역 의료 산학연만을 위해 세워진 것이 아니다. 경남과 울산을 포함해 동남권 전체를 아우르고, 나아가 아시아 최고의 암치료연구 전문기관을 표방하고 있다. ‘부산 원자력의학원’이 아닌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인 이유다.
부산, 울산, 경남은 현재 동남광역권이라는 한배를 타고 정부 지원의 각종 광역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앞다퉈 동남권이 함께 상생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의 건립과 향후 운영에 따른 혜택은 인근 울산과 경남 지역 시도민에게 고루 돌아가게 된다.
권역만 묶였을 뿐 결국 광역 세부사업을 보면 여전히 3개 시도간 나눠먹기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준공식에 경남도지사와 울산시장까지는 아니라도 경남·울산 지역 국회의원이나 시도 고위 공무원이 참석해 전하는 축하의 말 한마디가 아쉬운 것은 기자만의 느낌일까?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