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우리나라 IPTV산업 경쟁력

[ET단상]우리나라 IPTV산업 경쟁력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IPTV월드포럼에 다녀왔다. 행사에 참가한 업체 면면을 보면 요즘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세계적인 이슈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이번 포럼에는 AT&T, FT 등 해외 유명 IPTV사업자뿐만 아니라 BBC 등 방송사업자들이 참가했다. 이들 업체는 방송과 인터넷의 통합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또 미래 디지털미디어가 바꾸어 가는 세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보여 주었다.

 디지털미디어의 핵심이 IPTV이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시대를 맞아 IPTV사업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갈까? 이를 한마디로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모바일 기술과 TV기술의 결합을 통해 어느 곳에서나 TV시청이 가능한 ‘TV Everywhere’ 개념이 자리를 잡을 것이다.

 세계 각국의 유수 통신 및 방송 사업자들이 이러한 개념을 기반으로 미디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이 추진하고 있는 애플 iTV나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TV 앱스토어 등이 바로 그것이다. 사용자의 요구가 다양해 지면서 시청 방법이나 윈도우의 형태도 여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2012년까지 휴대폰으로 TV를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 방송 이용자가 전세계적으로 3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일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같은 유저인터페이스로 TV, PC, 스마트폰 등에 연계해서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스크린 서비스도 조만간 상품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관련 법규가 만들어지는 대로 IPTV의 콘텐츠를 그대로 모바일로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 IPTV 서비스’가 와이브로 망 등을 통해 제공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인프라를 갖고 있다. TV제조업체의 기술경쟁력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T기술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내업체들이 협력해 나간다면 세계 미디어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IPTV는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 그리고 세계 최초로 시도된 오픈 IPTV 등을 통해 세계 어느 사업자보다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IPTV 월드포럼에서 일정 자격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누구라도 쉽게 콘텐츠를 IPTV에 올려 수익을 가져 갈 수 있는 ‘오픈 IPTV’를 선보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그중 하나는 IPTV사업자와 케이블방송사업자간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여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고, 또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IPTV산업의 활성화는 물론, 국내 각종 연관산업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하루빨리 이러한 소모적인 경쟁구도에서 벗어나고, 플랫폼간 건전한 경쟁과 협업을 통해 차세대 미디어사업을 함께 발굴해 나가는 등 세계적인 미디어 트렌드를 우리나라가 선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가 IPTV에 수용된 콘텐츠의 활용을 극대화시키고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관련 산업의 부흥을 가져오고, 우수한 콘텐츠 양산과 유익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이용자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길 기대해 본다.

KT 미디어본부장 서종렬simonsuh@k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