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너무 잦아 큰일!

봄비 너무 잦아 큰일!

강수일수 40년만에 최다…착과불량 등 농작물 피해

올해 봄비가 내린 날이 40년 만에 가장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풍을 동반한 봄비가 내리는 27일 기상청은 올 봄 강수일수가 최근 40년 중 가장 많았고 일조시간은 가장 적었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3월1일부터 4월20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138.2㎜로 평년보다 약간 많았으나, 강수일수는 19.6일로 평년 12.9일보다 6.7일 많았다. 강수량은 평년대비 112%, 강수일수는 평년대비 152% 증가한 것이다.

비 온 날이 많아지면서 일조시간은 짧아져,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일조시간은 평년(338.1시간) 대비 73%나 줄어든 247.1시간이었다.

이처럼 강수일수가 많고 일조시간이 적은 것은 40년 만이라면서 “올 봄철 부산의 일조시간은 225.6시간으로 1907년 이래 두 번째로 적었고, 강수일수는 21일로 다섯 번째로 많았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의 올 봄 강수일수와 일조량은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기상청이 주요 도시별 강수일수와 일조시간을 조사해보니, 목포의 강수일수는 22일로 1912년 이래 2번째로 많고, 일조시간은 250.0시간으로 1912년 이래 4번째로 적었다.

서울과 대구는 일조시간이 크게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일조시간(255.3시간)은 1908년 이래 5번째로 적었으며, 강수일수(17일)는 14번째로 많았다. 특히 대구는 일조시간이 228.5시간에 불과해 1909년 이래 가장 적었다. 강수일수(15일)는 22번째로 많았다.

강수일수가 많고 일조시간이 적은 데다 평균 최고기온까지 낮아져 농작물 피해가 우려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평균 최저기온(2.3℃)로 평년보다 0.1℃ 올랐지만, 비가 내리고 구름 끼는 날이 많아서 평균 최고기온이 평년에 비해 1.6℃나 낮은 12.1℃에 그쳤다.

기상청은 “잦은 강수로 인한 일조량 부족, 저온 등에 따라 난방이 안 되는 비닐하우스뿐 아니라 난방이 되는 시설재배에서도 저온장해, 생장저해, 화분매개곤충의 활동력 저하, 병충해 등으로 착과불량, 미성숙, 기형 등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처럼 잦은 강수와 일조량 부족 원인으로 기상청은 “겨울 우리나라에 한파를 몰고 왔던 찬 대륙고기압 세력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음”을 들었다. 대륙고기압 발생지인 시베리아 대륙의 눈덮임이 평년보다 넓은 탓에 흰 눈이 햇볕을 반사시켜 지면 가열이 늦어졌고, 시베리아 대륙의 저온 상태가 유지되면서 고기압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북극 주변지역에 이상고온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됨에 따라 우리나라 북쪽으로 찬 공기가 띠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꼽았다. “대륙고기압이 확장할 때 저온 현상이 나타나고, 우리나라를 통과한 고기압 후면을 따라 한반도 남쪽과 북쪽으로 저기압이 자주 통과하면서 자주 비가 내렸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이날 기상청은 앞으로 날씨를 예측하면서 “5월 상순까지 기온 변화가 크고 흐린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니, 기온 및 날씨 변화에 따라 건강과 농작물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재난포커스 (http://www.di-focus.com) - 이주현 기자(yijh@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