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가 통신서비스 가입자를 식별하는 유심(USIM)을 전면 개방한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내부조사를 진행했던 ‘USIM의 구매·개통을 제약 실태조사’ 후에 나온 조치로 그동안 이통사들은 USIM 개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이번 USIM 전면 개방을 통해 소비자의 단말기와 통신사에 대한 선택 폭이 커질 수 있어 이통사 중심 시장에서 단말기 중심 시장으로의 변화 가능성도 높아졌다.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은 고객 편의 증진을 위해 이르면 6월부터 신규가입이나 기기변경 기준일로부터 익월 말까지 타사 이용이 불가능한 기간을 폐지한다고 27일 밝혔다.
이와 함께 USIM만으로는 개통이 불가능했던 제도를 고쳐, 휴대폰 없이 USIM만으로도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통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국내 이통사 서비스만 사용토록 제한돼 해외 사업자 서비스 사용이 불가했던 제도도 수정한다. USIM 단독 개통은 이르면 2011년 초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2008년 SK텔레콤과 KT는 서로간의 단말을 사용할 수 있는 타사 단말 이용 신청제도를 도입했지만 해외 이통사 서비스는 잠금장치(Country-lock)를 통해 적용하지 못하게 했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해외에서도 선불 전화 등이 가능한 USIM 카드를 구입 로밍서비스가 아닌 현지 이통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또 휴대폰 분실이나 도난시 제3자가 임의로 휴대폰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USIM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휴대폰 보호 서비스’를 신청하면 다른 사람이 휴대폰을 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순건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USIM 제도 개선은 고객의 편의성 제고에 가장 큰 목적을 뒀으며 앞으로도 휴대폰을 더욱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T(대표 이석채)도 USIM 완전 개방으로 가닥을 잡았다. KT는 SKT가 이날 밝힌 일정과 동일하게 USIM 제도 개편에 나서고 단독 개통도 올해 안에 허용할 방침이다. 현재 이용자가 타사 단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타사 단말 신청을 해 단말기 정보 전송받아야 한다. 특히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받은 이용자는 단말기 정보 전송이 최대 2개월간 제한되는 불편도 있다.
최성호 방통위 통신이용제도과장은 “USIM 잠금장치 해제가 보편화되고 타사 단말기를 이용하는 숫자가 늘어난다면 단말기 보조금 효과도 줄고 이통사들간의 요금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