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돈을 들여 이산화탄소를 만들어야 했던 기업이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공짜로 이산화탄소를 공급받게 됐다. 받는 쪽은 돈을 절약해서 좋고 주는 쪽은 탄소배출을 줄여서 좋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28일 울산 롯데호텔에서 한국제지, 고려아연, 공단 울산 EIP사업단 간 ‘녹색성장을 위한 이산화탄소 및 스팀 수급 사업’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제련기업인 고려아연이 자사가 운영하는 열병합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증기를 한국제지에 공급하고, 한국제지는 이를 제지 생산 원료 및 공장 운영에 활용하는 내용이다.
한국제지는 사진인쇄용 등 고급 용지를 만들 때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 연간 3800만ℓ의 벙커C유를 사용해 보일러를 가동해야 했다. 연료비만 연간 247억원 정도가 들어갔다. 여기서 나오는 증기는 종이 건조 공장에 활용했다. 그러나 이번 협약 체결로 이산화탄소와 증기를 공급받음으로써 한국제지는 보일러를 가동할 필요가 없게 됐다.
고려아연도 연간 6만4000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하게 돼 이번 협약은 산업 공생의 모범으로 평가된다.
양사는 총 210억원을 들여 3㎞에 이르는 배관을 설치, 내년 1월부터 이산화탄소와 증기를 거래할 예정이다.
김용주 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