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SLR 카메라의 보급과 함께, 사진 촬영 인구가 대폭 늘어나면서, 이들 사진 동호인들의 사진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이들이 촬영하는 사진 분야도 단순한 인물이나 풍경 사진을 넘어서 개성 있는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비교적 어려운 분야로 인식되고 있는 자동차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자동차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동차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다. 자동차를 촬영할 때 자동차가 가지는 특성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차체 면이 반사체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자동차를 촬영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앵글 바깥의 주변 풍경이 차체 면에 투영되어 함께 촬영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 세워두고 촬영하면 차체 면에는 빌딩이 복잡하게 투영된 상태로 촬영되어 차체가 아주 지저분하게 보인다.
따라서 자동차를 아주 깔끔하게 촬영하려면 배경만 잘 선택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차체 면에 투영되는 쪽의 풍경도 잘 선택해야 한다. 땅과 하늘만 보이는 풍경이 차체 면에 투영될 경우 차체 면은 위 아래 투톤으로 깔끔하게 촬영되는데, 대표적인 장소가 사막이나 해변 같이 확 트인 공간이다.
장소를 선택할 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동차의 성격과 그에 맞는 컨셉이다. 오프로드의 대명사인 짚 랭글러라면 당연히 야성미가 넘치는 대자연이 잘 어울릴 것이다. 지난번 랭글러 시승에서 서울 근교에서 랭글러와 잘 어울리는 공간으로 영종도 북쪽의 골재 채취장을 촬영 장소로 선택했다.
배경을 결정하고 나면 태양의 위치에 따라 자동차를 세우는 각도가 중요하다. 앞면과 옆면에 모두 해가 비치도록 세우면 차체에 대한 설명은 잘 되지만 사진은 조금 심심해 질 수 있다. 반면 한쪽 면에 그림자가 지도록 세우면 그림자 진 부분의 상세한 묘사는 조금 힘들어지지만 사진 전체로는 보다 더 드라마틱한 표현이 가능하다.
장소를 선택해서 자동차를 세우고 나면 촬영을 위한 준비는 거의 끝난 셈이다. 실제 촬영에 들어가서 로우 앵글로 찍을 것인지, 하이 앵글로 찍을 것인지 등은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예제의 사진은 옆면에 그림자가 지도록 차를 세우고, 차체가 배경에 적당하게 위치하도록 로우앵글로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에서와 같이 로우 앵글로 촬영할 때 바닥의 모래가 살짝 아웃포커싱 되도록 앵글을 잡아주면, 피사체에 대한 집중도가 더 높아지면서 사진도 더 재미있게 표현된다.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