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호 새 패러다임 `기술임치제도`]<중>활용 방법 다양

[기술보호 새 패러다임 `기술임치제도`]<중>활용 방법 다양

 기술자료 임치제도(이하 기술임치제도)는 기본 취지인 개발 기술의 보호 외에도 기업의 영리 활동을 위해 여러 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넓다.

 무엇보다 영업 비밀의 구체적인 관리 수단으로 기술임치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도 활용 시 자사가 보유한 기술이나 노하우, 정보 등의 지식재산을 가치에 따라 비밀 사항과 비밀이 아닌 사항 등으로 분류한 뒤 기술 임치를 통해 영업 비밀을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비밀 사항에 대해서는 ‘완전 비밀’ ‘사외비’ 등으로 표기한 뒤 임치할 수 있다.

 기술가치 평가 시에도 기술임치제도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술가치 평가는 금융·세무 등 각 분야 전문가들에 의해 이뤄지는데 이때 개인, 기업 및 대학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노하우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이 제도를 활용하면 기술 노하우 유출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며, 만약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임치한 자료를 객관적인 입증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기업 간 수·위탁 관계에서도 기술임치제도는 상생 협력의 안전 장치로 사용될 수 있다. 이는 납품 기업의 핵심 기술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해당 사용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는 시스템 구축 시 모든 기술에 대해 임치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 간 수·위탁 거래 시에도 임치제도는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국내 음향 솔루션 전문기업인 E사는 이 제도를 이용해 제품의 신뢰성을 높였고 이를 계기로 일본 산요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일본 기업인 H사도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을 도입할 때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혀 국경을 넘어선 기업 간 상생 협력의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수합병(M&A) 및 기술 이전에서도 기술임치제도의 활용 폭은 넓다. 피인수 기업이 M&A를 통한 사업 매수에 따른 평가를 의뢰받았을 때 영업 비밀이나 출원 중인 특허 등을 확인 후 비밀 유지 계약을 맺고 기술자료 임치제도를 활용하면 추후에 발생할 여러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기술임치제도는 특허출원 전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기업은 특허출원 과정에서 변리사에게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공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특허도 출원되기 전에 해당 변리사가 관련 기술을 경쟁 업체에 노출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은 만큼 기술 개발 당사자가 본인임을 입증할 수 있도록 기술임치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안병화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은 “기술임치제도가 1년 넘게 시행되고 있는데도 아직 제도를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많다”면서 “임치제도를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나 제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기업이 주변 기업에 필요성을 권해 준다면 성공적인 임치 사례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