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티브 잡스였어도 앱스토어에 플래시를 허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플래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개발회사로는 국내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신명용 엑스프라임 사장은 모바일이 뜨면서 ‘플래시’가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을 이렇게 풀이했다. 엑스프라임은 플래시 및 플렉스 시장에서 어도비 플래시 ‘RIA’를 기반으로 기업에 필요한 응용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해 주는 회사다. 벤처회사치고는 83명이라는 보기 드물게 많은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원이 개발자라는 특징이 있다. 지난 2008년 6월 설립된 이래 농협, 수협, 신한, 우리은행 등 금융권 및 이동통신사와 함께 웹 상의 플래시 및 플랙스 개발을 주로 했다. LG전자 X캔버스, 디오스, 트롬 등 가전제품 홍보영상물을 비롯해 삼성 애니콜 햅틱, LG 미니폰 등의 UI도 제작해 공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플래시 개발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밖에 신명용 사장은 LG전자 연구원 등 대기업을 대상으로 플래시 강의도 활발하게 하는 한편, 지금은 SBS와 함께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 개표방송 SW를 제작해 선보일 예정에 있다.
신명용 사장은 아이폰 관련 플래시 앱을 준비 중이긴 하지만 사실 애플에서 플래시를 막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신 사장은 “현재 초기시장이라 개발자들과 수익을 나눠야 하는데 플래시를 풀어버리면 지금 올라와 있는 15만개의 앱 중 크게 기능성이 높지 않은 플래시 앱까지 셀 수 없이 올라왔을 것”이라며 “그만큼 플래시가 배우기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언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 사장은 “플래시가 아이폰에 들어가면 속도가 상당히 느려지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개발자 역량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명용 사장은 애플이 지금은 아니지만 언제가 됐든 플래시는 풀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플래시를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한 구글의 ‘위패드(WePad)’ 때문이다. 또 시장에 올라오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프로그램 자체의 희소성은 줄어들고 모바일 광고시장이 뜨는데 광고시장을 생각한다면 애플이 플래시를 언제까지나 막을 수는 없을 거라는 게 신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앱 시장이 마치 개발자들의 블루오션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 앱을 만들어도 순위권에 들어 돈을 번다는 것은 고3 아이들이 소위 ‘스카이’ 대학에 들어가는 확률이나 마찬가지다. 2500위 안에 들어도 대단한거지만 보는 사람 없는게 현실”이라며 “시장이 과잉되면 앱 개발의 성공신화는 점차 줄거고 아이패드와 위패드를 위주로 한 모바일 광고시장만 수익을 낼텐데, 이 때 붙여넣을 광고 콘텐츠를 만들려면 플래시를 허락하지 않고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엑스프라임은 웹 상의 SW개발업체로 시작했지만 현재 모바일로 그 역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금은 모바일로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모바일 무선트레이딩시스템(WTS)를 개발하기 위해 내부 협의 중이다.
신명용 사장은 “앞으로 그간의 경험을 살려 사용자경험(UX) 전문회사로 발돋움하고 싶다”며 “가장 큰 회사보다는 가장 실력있는 회사로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