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두은행인 국민·우리은행 두 곳이 은행권 공동의 스마트폰뱅킹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선회,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 두 은행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하나·신한은행에 이어 ‘은행권 빅4’ 모두가 서비스를 단독으로 진행, 공동 서비스 무게는 많이 줄어든다.
현재 국민·우리은행 두곳은 공동서비스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 단독 개발 목소리가 매우 높다. 국민은행은 이번 사업 시행자인 금융결제원과 아직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협의 과정에서 개발 방식에 있어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발부터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원하는 방식이 받아들여질지 의문인데다,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려면 그쪽에 의뢰를 해야 한다”며 참여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민은행은 은행권 공동의 스마트폰뱅킹서비스 필요성에 대해 강한 의지를 표명했던 곳이다.
우리은행도 공동 서비스 참여 입장에서 아이폰은 단독 개발로 갑작스럽게 전환,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이폰 단독 서비스와 관련 “내부적으로 우리은행만의 특화서비스를 하려면 (공동서비스 이용시)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옴니아폰에 대해서는 공용 서비스를 채택했지만 다른 제품에 대해서는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은행 업계는 과거 2000년대 초반 인터넷뱅킹 공동서비스를 예로 들며 상당수 은행들이 단독 서비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단독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한 은행 관계자는 “2000년 당시에도 뱅크타운이라는 인터넷뱅킹 공용서비스에 나선 적이 있으나, 은행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6개월에서 1년 후 모두 단독으로 돌아섰다”며 “스마트폰이 유선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인식한다면 단독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처음 공동 서비스를 논의했을 당시만해도 아이폰의 파장이 이렇게 클지는 몰랐다”며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략적으로 판단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공동으로 가면 신규서비스 출시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고, 은행권에서는 누가 먼저 서비스를 하느냐가 이슈인데 그것을 비밀로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예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단독 개발의 요인으로 파악된다. 과거 인터넷뱅킹의 경우 서버를 포함하면 수십∼수백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됐지만 현재는 기존 서버를 활용한다면 3억∼5억원 정도면 플랫폼별로 구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공동서비스의 사무국을 맡고 있는 한국은행에서는 일부 은행의 이탈 조짐과 관련 진행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형은행처럼 예산이 많거나 IT자회사가 있지 않은 곳은 쉽게 진행할 수 없다“며 “공용서비스를 통한 비용절감으로 은행 금융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