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와 개발자 육성을 위한 토양을 만들겠다고 야심차게 내세웠던 전용 미들웨어 ‘스카프(SKAF)’ 전략이 전면 재수정될 전망이다. 오는 5∼6월 출시 예정인 외산 스마트폰에는 모두 스카프가 탑재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이 같은 변화 조짐이 감지됐다. 스카프는 서로 다른 스마트폰 운영체계(OS)에 상관없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29일 SKT 관계자는 “많은 종류의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면서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국산 스마트폰에는 모두 스카프를 탑재했지만 외산 제품은 일정상 어려웠다”며 “또한 일부 외산폰의 경우, 해외에서 출시된 제품을 그대로 들여오다 보니 내부 메모리 용량이 적어 스카프를 탑재할 경우, 속도 저하 등이 우려돼 우선 탑재를 미룬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SKT가 올해 초에 내놓은 첫 안드로이폰인 모토로라의 모토로이도 추후 업그레이드 형식으로 스카프를 탑재, T스토어와 T맵·멜론 등을 2차례에 걸쳐 업그레이드한 사례가 있다. 모토로이는 내장 메모리가 128MB에 불과해 스카프 탑재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메모리 부족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앞으로 출시될 외산 스마트폰들도 동일한 문제가 예상돼 초기에는 스카프 설치를 안하고 내놓는 것이다. 따라서 5∼6월에 SKT를 통해 나올 외산폰의 초기 구매자들은 T스토어는 물론 T맵, 멜론 등 SKT 고유 서비스는 당분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SKT는 스카프 탑재 여부에 대한 결정을 고민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기존 스카프 미들웨어 전체를 탑재하지 않고 위피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에 맞게 컨버팅만하는 슬림한 ‘스카프 2.0’ 버전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유력한 후보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슬림버전으로 전환될 경우 외산 스마트폰에서는 SKT 전용 앱스토어인 ‘T스토어’는 이용이 어려울 전망이다.
SKT 관계자는 “5∼6월에 외산 스마트폰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스카프 탑재 여부와 상관없이 T맵 등 전용 서비스를 다운로드 방식으로 설치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