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 한글과컴퓨터 사장이 최근 인수합병(M&A)설과 관련해 매각할 의지가 있음을 처음 피력했다.
김 사장은 29일 전자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M&A설에 대해) 현재 어떻게 얘기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양질의 인수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있다면 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식적인 자리에서 시중에 떠도는 M&A설과 관련해 매각 의사가 절대 없다고 부인한 종전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프라임그룹에서 삼보컨소시엄으로 넘어간 한글과컴퓨터는 1년여 만에 다시 M&A 매물로 나왔다. 보안업체 SGA는 이날 투자자를 확보해 총 600억원에 한컴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SGA 이외에도 한컴 인수를 타진하는 기업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비정상적인 경로로 접근하는 업체에 회사를 매각할 생각은 전혀 없고 (SGA에서 밝혔다고) 알려진 600억원의 인수조건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이 M&A 절대 부인에서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은 지난 1월 횡령·배임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여러 기업으로부터 M&A 제의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김영익 대표 등의 횡령·배임 혐의로 인한 한컴의 재무적 손실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회사 가치가 다시 상승한 것도 매각 가능성을 높였다.
한컴은 지난달 11일 대표 등의 불구속기소로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으나 심의결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22일부터 매매거래가 재개됐다.
삼보컨소시엄은 프라임그룹의 한컴 지분 28%를 52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