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을 권오현 현 회장(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과 김종갑 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이 번갈아 1년 6개월씩 맡기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안이 총회에서 승인될 경우 10년만에 비 삼성전자 출신 반도체산업협회장이 탄생하게 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다음달 4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제24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7대 반도체산업협회장을 선출한다고 29일 밝혔다.
협회는 당초 지난 2월 23일 총회를 개최, 임기를 마친 권오현 협회장(6대·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의 뒤를 이를 차기 협회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3월 말로 예정된 하이닉스 사장 선임 이후 이를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하이닉스는 협회 측에 지난 10년간 삼성전자 측에서 협회장을 맡아온 만큼 이번에는 하이닉스 측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권오현 현 협회장이 황창규 전 회장(5∼6대·삼성전자 전 사장)의 중도 퇴진 때문에 임기가 절반 가까이 지난 지난 2008년 6월 회장직을 인계받은 만큼 권오현 사장의 재추대를 요구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협회 조율 결과, 협회장 임기 3년 가운데 양사가 절반씩 임기를 수행하는 중재안이 유력하게 부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협회 측은 “현재로서는 최종 확정된 안이 아니며 조만간 양사와 함께 자리를 마련해 협회장 선임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1대 김광호 회장(삼성전자), 2대 문정환 회장(LG반도체), 3대 김영환 회장(현 하이닉스) 등 3사가 돌아가면서 협회장을 맡아왔으나 LG반도체와 현대전자 합병 이후 하이닉스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4대 이윤우 부회장부터 계속 삼성전자 측에서 협회장직을 수행해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