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사용하는 휴대폰 제조사로부터 로열티를 받게 됐다. 대만 휴대폰 제조사 HTC가 MS와 안드로이드 플랫폼 이용에 대한 특허권 협상을 마친 것이다. MS는 앞으로 지적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모토로라, 삼성 등 다른 제조사로부터도 로열티를 받을 계획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넥서스원’을 생산하고 있는 HTC가 MS와 안드로이드OS 관련 특허 라이선스 비용 지급에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29일 보도했다. 금액 등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동안 MS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자사의 특허 일부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협상이 타결되면서 HTC는 MS의 특허 소송 우려 없이 계속 안드로이드OS를 이용해 휴대폰을 제조할 수 있게 됐다.
한 전문가는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무료로 공급하고 있는데 MS가 이용대가를 취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면서 “과거에도 MS는 리눅스 OS 사용자들이 MS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평가했다.
MS는 이번 계약으로 안드로이드의 최대 지지자 중 하나인 HTC를 압박하는 효과를 거뒀다. HTC는 구글이 직접 판매하는 ‘넥서스원’을 포함해 안드로이드폰을 6종 이상 내놓은 바 있다. HTC는 MS와의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올해 말 MS의 모바일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반면 HTC는 애플과의 소송에서도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두달 전 애플은 HTC가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터치와 관련된 20개 이상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고소했다.
이번 계약으로 안드로이드를 쓰는 다른 제조사들 역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호라시오 구띠에르즈 MS 법률 대리인은 “특허 침해와 관련 지적재산권을 해결하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모토로라, 소니에릭슨이 그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