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86서버 시장이 확 살아났다. x86서버는 몇몇 대형 프로젝트를 견인하는 유닉스나 메인프레임 서버와 달리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수요가 뒷받침돼야 성장하는 시장으로 정보기술(IT) 경기 선행지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과 달리 바닥세를 면치 못했던 IT 경기가 회복될 것임을 예고했다.
2일 시장조사기관과 서버업계가 국내 x86서버 시장의 70∼80%를 차지하는 HP·델·IBM ‘빅3’ 모두 1분기 판매량을 가집계한 결과 전 분기에 비해 10%가량 늘어났다.
한국HP는 1분기에만 1만500∼1만1000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전 분기에 비해 15%, 최악의 시기였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무려 80%가량 증가한 규모다.
델인터내셔널은 4300∼4500대로 작년 4분기와 비슷한 판매량을 이어갔다. 작년 동기 대비 60%의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국IBM은 1분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30%가량 늘어난 3700∼38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는 이를 감안해 올 1분기 국내 x86서버 판매량은 2만3500대로 지난해 4분기 성수기보다 2200대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x86서버 시장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1분기와 2분기 연속 판매량이 2만대 밑으로 떨어지는 직격탄을 맞았다. 움츠린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성수기에 힘입어 2만대 수준을 회복했다. 비수기인 1분기에 다시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보다 더 판매량이 는 이변을 연출했다. 올 하반기에 인텔·AMD의 새로운 프로세서를 장착한 고성능 x86서버 판매도 활기를 띨 전망이어서 성장세는 더 힘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의 x86서버 시장 호조는 단순한 수치 증가뿐 아니라 산업 전반적으로 고르게 수요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혜영 한국HP 이사는 “대기업에 치우치지 않고 중견, 중소기업 수요도 증가했다. 산업군별로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부문보다 제조·통신·인터넷 등에서 수요가 더 많다”고 말했다.
김용현 한국IDC 연구원은 “올해 x86서버 시장은 지난해 부진을 딛고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하반기 고성능 서버 신제품 수요가 가시화하면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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