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녹스, 첨단 정밀소재 기업 변신 성공

 부산 녹산산업단지내 코리녹스 극박 스테인리스 소재 생산 현장. 완성된 소재 제품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부산 녹산산업단지내 코리녹스 극박 스테인리스 소재 생산 현장. 완성된 소재 제품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더 얇게 더 정밀하게’.

코리녹스(대표 오권석)가 IT와 자동차 산업에 필수적인 첨단 정밀소재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지난 달 30일 찾은 부산 녹산산업단지내 코리녹스 생산현장. 납품사로 이송될 완성된 극박 스테인리스 소재 제품이 빼곡히 쌓여 있었다.

주력 품목이던 파이프용 스테인리스 소재는 이제 휴대폰 안테나와 모니터, 연료전지, 주사바늘 등에 사용하는 최저 두께 0.05㎜의 극박 소재로 바뀌었다. 소재 공급 대상 업종도 아파트, 공장 등 건설 중심에서 IT, 자동차로 대표되는 첨단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전환, 지난 해 매출 1076억원을 올렸다. 처음 1000억대 매출을 넘어섰다.

이 회사의 변신은 2003년부터다. 기존 파이프용 스테인리스 소재가 고가의 장비 및 첨단 보유기술이 없어도 생산 가능해지자 출혈경쟁이 일었다. 설상가상으로 대기업까지 진출하면서 코리녹스의 생존은 장담하기 어려웠다. 이 때 오권석 대표는 생산 소재 자체를 스테인리스 극박 소재로 바꾸기로 결심한다.

극박소재는 스테인리스를 두께 0.1㎝ 이하로 얇게 가공한 정밀 부품소재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 관련 설비 대부분이 수입에 고가였다.

오 대표는 스테인리스 극박 소재 개발과 생산을 위해 3년 동안 무려 600억원을 투입했다. 당시 매출이 3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오 대표의 고민이 어떠했을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오 대표는 “스테인리스 소재 생산에 평생을 바쳤는데 당시에는 이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빌딩이나 매입해 안주할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최종 투자 결심에 앞서 그는 2년여 동안 시장조사에 매달렸다. 일본, 독일 등 극박 소재 가공기술력이 우수한 나라를 매달 방문해 기술동향과 제품개발 과정, 시장 수요 등을 조사했고, 이어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극박소재 전문가를 영입했다.

그러기를 5년.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자동차 부품, LCD, 의료기기, 통신부품 제조사의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매출은 급속도로 늘었다. 지난 2008년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스테인리스 극박막 소재를 이용한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 분극판과 리튬이온전지 케이스 및 커버 개발에도 성공했다.

현재 코리녹스의 전체 사업에서 첨단부품용 극박소재 비율은 80%에 육박한다. 생산은 100% 주문자 맞춤형 방식이다. 또 해외 수출 비중도 급상승하고 있다. 첨단 IT소재 개발 및 생산기업으로 변신한 코리녹스는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오권석 대표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과감하게 사업구조를 개편한 것이 적중했다. 끊임없는 R&D 활동을 통해 첨단 정밀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과 불량률 개선 노력을 통한 고품질 소재 생산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