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전기업들 1분기 ‘굿 스타트’

빠른 교체 수요에 쾌조 스타트 보여…

세계 가전 시장에 봄햇살이 드리우고 있다. 원래 기대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교체 수요가 생겨나면서 LG전자·월풀·일렉트로룩스 등 주요 글로벌 가전기업이 1분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대, 생산 원가와 비용 절감 노력에 힘입어 매출과 수익이 동반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과 아시아 가전 시장이 올해 성장세를 주도하고 미국 역시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 측은 “전체적인 시장 수요가 회복되면서 과거보다 더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며 “원자재 리스크는 있지만 연말까지는 상당히 견조한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1분기 가전 부문에서 전년 동기 2조2100억원보다 8% 증가한 2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원·달러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30%포인트를 웃도는 성장세다. 실적 호조는 북미 시장을 비롯해 인도 등 신흥 시장의 매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이 지난해 19%에서 올 1분기 22%까지 늘었다.

1분기 미 월풀 가전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이로써 월풀의 1분기 순수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6800만달러에서 141%포인트 증가한 1조6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효율 제품에 대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가전 소비를 부추겼다. 특히 월풀은 브라질과 아시아 지역에서 각각 65%, 60%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일렉트로룩스는 올 1분기 총 1조2687만달러 순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냉장고·식기세척기·진공청소기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이 회사는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올해 가전부문 영업이익률 6%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한스 스타버그 일렉트로룩스 최고경영자는 “독일 빌트인 가전 시장 등 유럽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을 뿐 아니라 브라질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영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6%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월풀은 시장 기대치보다 두 배 이상 실적이 좋았다”며 “경기 침체로 움추려들었던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가전 교체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