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비디오리코더(DVR) 업계에서 상위권인 아구스가 1년여 동안의 자구 노력에도 지난 1일 결국 상장폐지됐다. DVR 업계는 이를 계기로 DVR 산업에 투자자의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우려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구스는 2008년 만해도 매출 325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52억원을 올리면서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는 등 DVR 업계의 대표 주자로 부상했지만 2008년 키코(KIKO) 계약으로 상당한 손실을 입으면서 상장 2년여 만에 한국거래소에서 퇴출됐다.
특히 국내 DVR 업계는 지난 2월 코디콤에 이어 이달 아구스도 잇따라 상장 폐지됨에 따라 기업 공개를 준비하는 후발 주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박상열 ITX 대표는 “앞서 상장한 DVR 기업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겨 코스닥 심사과정에서 DVR 업계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탓에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신청에서 한 차례 보류 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핵심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면 한 번의 위기로도 무너지고 만다”면서 “국내 영상보안기업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 개발에 투자해 내실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DVR 업계에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산업을 발전하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때 전 세계 DVR 시장의 절반 가까이 점유했던 국내 DVR 기업은 현재 중국과 대만 업체의 맹추격을 받아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스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에 비해 42% 줄었다. 윈포넷도 2008년 파생통화상품인 스노우볼 계약으로 손실을 입으면서 성장세가 한 차례 꺾였다.
DVR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과 대만이 저가 DVR 시장을 노리고 진출하면서 그동안 중저가 DVR 시장을 점령해온 한국의 입지를 위협하기 시작했다”면서 “자체 브랜드가 아닌 OEM 위주로 수출을 해온 국내 기업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영상보안시장의 축이 네트워크 기반으로 옮기는 것도 DVR 업게의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홍순호 디지털CCTV연구조합 이사장은 “IP카메라로 대표되는 네트워크화가 영상보안산업의 최신 동향”이라면서 “국내 DVR기업도 네트워크 감시카메라(IP카메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신성장동력을 찾아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