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 엑스포 ◆
"왜 ○○기업은 들어오지 않았나요."
1일 오전 상하이 엑스포장 D지구(푸시지역)에 위치한 한국기업연합관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은 안내를 맡은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번 상하이엑스포를 중국 마케팅을 위한 좋은 기회로 삼아야 했는데 왜 더 많은 기업이 들어오지 않았느냐는 취지였다. 오 부회장은 "6개월 전부터 신청을 받았는데 안 들어온 곳이 많다"며 "시간이 촉박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기업연합관은 한국 국가관과는 별도로 국내 12개 기업이 연합해서 만든 전시장. 그룹별로 첨단 기술력과 홍보물을 가동해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별도 공간이다. 삼성전자, 현대ㆍ기아차, LG, 포스코그룹, 한전, STX그룹, 두산그룹, 효성, SK텔레콤, 금호아시아나, 롯데그룹, 신세계 이마트 등이 참여했다.
무역협회는 오 부회장 설명대로 6개월 전에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시장 참여 의사를 물었다. 최종적으로 12개 그룹만이 참여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경제위기가 여전했던 상황에서 기업별로 20억~30억원이라는 참여 예산이 부담스러웠던 것.
그러나 12개 기업 외에 나머지 그룹들은 중요한 중국시장 마케팅 기회를 놓쳐버렸다. 엑스포 관람 인원만 1억명에 달해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크다. 기업연합관은 오는 10월 말 엑스포 폐막까지 관람객 43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루 2만3400여 명에 달한다. 실제로 첫날부터 많은 인파가 한국 기업관을 찾았다. 2~3시간 넘게 줄을 서야 관람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기회`를 놓쳐버린 다른 기업들은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최근 실무진에 "일을 도대체 어떻게 하느냐"며 불호령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기업연합관에 참여하지 않은 현대중공업그룹도 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엑스포장을 방문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선수를 빼앗긴 대한항공도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당초 참석하기로 했다가 철회했던 CJ그룹도 "그때 들어갈 걸"하면서 아쉬워하고 있다. 반면 기업연합관에 참여한 기업들은 `적절한 결정`에 만족해 하는 분위기다. 특히 현대ㆍ기아차는 적극적인 마케팅 기회를 살렸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매일경제=(상하이)김경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