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출신 아이리스아이디, 글로벌 통합 홍채 법인 기염

 LG에서 분리한 생체인식 법인 ‘아이리스아이디’가 올해를 기점으로 사업을 크게 확장한다. 사업체를 통합해 규모를 키운 데 이어 부사장을 영입하고 추가로 기술·영업 인력 보강에 나서는 등 조직과 인력을 새로 정비했다.

 아이리스아이디는 최근 국내 1호 얼리어답터로 잘 알려진 최문규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최 부사장은 ‘얼리어답터’ 사이트를 만든 인물로 아이리버 전신인 레인콤을 거쳐 민트패스 부사장을 지냈다. 아이리버에서 20여 개 제품을 개발하는 등 IT업계에서 숨은 실력파로 소문이 나 있다. 최 부사장은 아이리스 운영책임자(CSO)로 대주주인 구자극 회장과 함께 미국 본사와 국내 지사를 오가며 사업을 지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아이리스는 LG전자 홍채사업부 국내 판매법인 ‘아이리사아이디’와 LG전자에서 2004년 분사한 기술 기업 ‘LG 아이리스’를 통합해 새롭게 출범했다. 두 회사를 합치면서 아이리스아이디로 간판을 바꾸고 기술 개발에서 제조·판매까지 아우르는 생채인식 전문 기업으로 새롭게 사업 분야를 재편했다. 세계 시장 개척을 위해 본사를 미국에 두고 최근 국내에도 판매법인을 설치했다.

 미국 본사 인력은 LG출신 연구인력이 주축인 연구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현지 인력으로 채용해 글로벌 기업으로 색깔을 바꾸었다. 아이리스는 LG그룹 창업주 구 고인회 선대 회장의 6남으로 과거 LG그룹 부회장 겸 LG 미주지역 총괄 회장을 역임한 구자극 회장이 맡아 왔다. 구 회장은 최근 아들 구본현씨가 대주주로 있는 엑사이엔씨 대표로 경영 일선에 나서는 등 사업 확장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아이리스아이디 측은 “시제품으로 공급한 주요 글로벌 업체에서 반응이 좋아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주하는 상황”이라며 “올해가 사실상 공격 경영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동안 세계 시장에서 경쟁했던 파나소닉이 관련 사업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시장 독주 체제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리스는 이미 애플·구글·시스코·IBM 등 글로벌 기업에 홍채 인식 시스템을 공급해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며 미국과 캐나다 공항 등에도 제품을 공급했다. 인도 정부에 수출한 데 이어 두바이·인도네시아 정부와 홍채 보안 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국내에서도 주춤하던 홍채 인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부산 해운대 프리미엄 빌딩, LG 트윈타워 빌딩 등 최근 새로 건립하거나 리모델링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국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 구로동에 판매 법인도 설립했다.

 아이리스는 올해 150억원 매출에 이어 내년 500억원을 넘길 정도로 초고속 성장을 낙관했다. 전세계 홍채 인식 시장은 올해 3651억원에서 2011년 4454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