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와 반도체 `뉴스타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현장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이 회장은 이달 17일로 예정된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 16라인 기공식 참석을 시작으로 경영 현안 챙기기에 본격 나선다.

3일 삼성 전자계열 고위 관계자는 "이번 16라인 기공식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등도 참석할 예정인데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고 내부행사로 치러진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 수뇌부가 총출동하는 셈이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말 경영에 복귀했지만 지금까지는 대외활동에 주력했다.

지난달 초에는 일본 재계단체인 게이단렌 요네쿠라 히로마사 차기 회장 일행을 삼성그룹 승지원에서 만났다. 지난달 7일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활동을 위해 유럽으로 출국해 각국을 순회 방문한 후 23일 귀국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같은 대외활동과 함께 신사업 등 굵직한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회장은 경영 복귀 후 처음 참석할 비즈니스 행사로 16라인 기공식을 택했다. 16라인은 내년 4월까지 골조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 반도체 공장 신설은 2005년 화성에 들어선 15라인 공장에 이래 5년 만이다.

당초에는 이번에 신설되는 생산라인에 `17라인`이란 번호가 붙여질 예정이었으나 최종적으로 `16라인`이란 명칭으로 부르기로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PC 등 IT기기 보급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올 한 해 투자액도 5조5000억원에서 8조2000억원 이상으로 늘려 잡았다. 최근 반도체 투자가 지난해 4조원, 2008년 5조2000억원, 2007년6조3000억원으로 연간 5조원 안팎이었던 것에 비하면 대폭적인 증액이다.

시장조사기관이 내다보는 향후 반도체 시장 전망은 밝다. IC인사이츠는 올해 전체 반도체시장이 작년보다 15% 늘어난 2710억달러에 달하며 2012년까지는 매년 15%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수요는 폭증하고 있는 데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

이는 2007년 말 이후 반도체 업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꼭 필요한 공정 전환을 제외하고는 생산라인 신설 또는 증설을 거의 못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