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디스플레이`에 대해 서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업계 선두로 치고나가기 위해 LCD 패널 생산라인 증설에 나서고 있는 데 비해 삼성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며 다소 신중한 자세다.
또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서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 데 비해 LG디스플레이는 OLED와 전자종이를 같이 키우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5191억원을 투자해 8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충남 탕정에 있는 삼성전자의 8세대 LCD 생산 규모는 현재 월 20만장이다.
지난해 12월 4846억원을 투자해 1차로 증설하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증설 투자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가 증설 투자를 모두 마칠 경우 8세대 LCD 생산 규모는 월 25만장으로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의 투자계획은 삼성전자보다 적극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1조4860억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파주에 월 6만8000장 생산 규모의 8세대 LCD 패널 라인을 짓기로 했다.
기존에 가동되고 있는 8세대 라인의 생산 규모는 월 10만장이고 올 상반기에 가동되는 신규 라인은 월 14만장 규모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에 예정된 투자가 모두 마무리되면 LG디스플레이의 8세대 LCD 생산 능력은 월 28만8000장 규모로 늘어난다.
단숨에 삼성전자의 8세대 생산 규모를 압도하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또 지난달 7270억원을 투자해 파주에 신규 공장 건물을 짓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LCD 업황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어 시장 수요를 크게 넘어서지 않는 범위에서 조심스럽게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LG그룹은 상대적으로 시황이 좋을 때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서도 삼성과 LG의 행보는 다소 엇갈린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사이 LG디스플레이는 투자계획을 먼저 발표했다.
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OLED를 집중 육성하는 반면 LG디스플레이는 OLED와 전자종이를 같이 육성한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시장에서 1조원 또는 최대 2조원 투자 얘기까지 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미래성장 동력 육성을 위한 전략을 발표하고 파주에 2500억원을 투자해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월 8000장의 OLED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짓기로 했다.
올 3분기 가동될 예정인 월 4000장 규모 OLED 라인까지 합치면 내년 하반기에는 생산능력이 월 1만2000장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특히 휴대전화용 OLED시장에서는 추격자 위치지만 내년 하반기에 30인치대 TV용 OLED를 출시해 관련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전자종이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전자종이시장에서 현재 2위인 점유율을 2012년까지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1.5인치 크기 휠 수 있는(flexible) 전자종이를 다음달께 양산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부터 9.7인치 컬러 전자종이를 양산할 계획이다.
전자종이는 아직 흑백만 상용화돼 컬러 전자종이 등장은 관련 제품 활용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세계 최대 크기인 `19인치 전자종이`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LG디스플레이와 달리 OLED를 기반으로 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계획하고 있다.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 /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