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프런티어] 상지기술

 ‘LED조명 분야의 고효율 컨버터로 녹색성장 초석을 마련한다’

 상지기술(대표 최호영)은 1994년에 설립돼 사업 초기에는 의료기기 전문 회사로 개인용 온열치료기를 공급해 왔다. 이후 축적된 전원공급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지난 2005년부터 LED 조명용 컨버터 사업에 주력해 현재는 40여개의 거래처를 두고 있는 컨버터 및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제어장치 전문기업이 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는 14명의 임직원이 매출 3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상지기술은 의료기 제조 분야 사업을 진행하던 중 최 대표가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 LED조명으로 장식한 이후 관광효과가 켜졌다는 뉴스를 보고 조명용 컨버터 분야로 뛰어들게 된 것. 하지만 새로운 분야였던 만큼 시행착오도 거쳐야 했다. 2006년에 중대형 전광판에 사용되는 100W 이상급 LED 조명용 컨버터를 개발해 출시했지만, 조명 특성을 간파하지 못해 처음 출시한 6000대 제품 전량을 폐기해야 했다. 의료기용 컨버터 제품과 달리 LED 조명은 일정한 전원 공급뿐만 아니라, 정전압이 정전류로 동작하는 특성 때문에 전류를 세밀하게 조절해야하는 기술을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좌절하지 않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완성한 설계로 LED 조명용 컨버터로는 국내 처음으로 공진형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공진형 제품은 기존의 컨버터보다 전기적인 효율을 최소 6% 높인, 90%이상의 고효율을 자랑한다. 또 고출력 컨버터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발열 문제를 해결, 300W급 컨버터를 냉각팬 없이 개발함에 따라 이 분야의 필수요건인 방수, 방진등급(IP등급)의 최상위 등급인 완전방수(IP68)를 획득하게 됐다. 이는 향후 LED 가로등, 보안등과 같이 실외에서 사용되는 LED조명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가 개발한 모든 품목들은 정전압, 정전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설계 또한 의료기 컨버터를 개발하면서 축적한 이 회사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다. 이는 제품 설계의 핵심인 트랜스 설계에 대해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적용함으로써 제품의 다양화와 고객의 요구에 신속·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 회사는 이러한 능력을 기초로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며 LED용 컨버터의 안전인증을 10여개나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업계 최초로 독립형 컨버터 4개 품목(10W-30W, 30W-60W, 60W-100W, 100W이상)에 대해 KS인증을 받은 유일한 업체가 되기도 했다. 이에 LED컨버터 전문 기업으로서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으며, 보다 신뢰받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0월 300여평 규모의 본사 사옥을 마련, 연구개발과 품질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컨버터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상지기술은 시장 상황에 맞춰, 뛰어난 제품 완성도의 강점을 바탕으로 가로등과 보안등뿐 아니라 LED 조명분야의 컨버터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

 

◇인터뷰 최호영 사장

 “우리가 가진 전문성에만 집중하겠습니다. 무분별한 신사업 진출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산전자공고 출신으로 삼보컴퓨터 연구원을 거친 최호영 대표는 컨버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 집단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부산전자공고 출신들이 많은 상지기술은 국제 기능올림픽 금매달을 포함해 매달을 획득한 선수만 무려 3명. 최대표는 “어려운 말들을 써가며 거창한 트렌드를 이야기하는 엘리트가 아니라, 기능을 가진 기술 전문인들이 만들어가는 이 분야의 독보적인 전문집단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문성은 곧바로 제품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컨버터는 대단한 기술을 요하지 않지만, LED 조명의 수명을 좌우하는 핵심이다. LED는 기본적으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전류를 더 가져 가려는 특성이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상지기술은 자사만의 설계 프로그램 개발로 해당 전류만을 통제해 전달하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 대표는 “현재 LED 조명등의 보급이 불과 2년 정도이기 때문에 아직 이른 판단이지만, 몇 년 후 상지기술에서 개발된 컨버터 제품이 고장 없이 오래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대표가 꿈꾸는 상지기술은 화려한 최신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있는 것, 좋아하는 것을 특화시켜 독보적인 전문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상지기술은 우리가 자신있는 우리의 전문 분야만큼은 선두자리를 지켜나가고, 반대로 할 수 없는 일에는 도전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생산라인을 만들거나 유사한 다른 분야 진출은 계획조차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