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주고객은 연봉 1억, 18~34세

B2B(기업간 거래) 기업 사장인 이세진 씨(가명ㆍ40)는 고객사를 방문하기 위해 이동중이다. 이씨는 차를 타고 가면서 `아이패드(iPad)`를 꺼내 사업 제안서 파일을 다시 한번 검토한다. 화면 위로 손가락을 휙휙 쓸어내리거나 갖다대는 것만으로(멀티터치 기능) 모레 떠나는 해외출장 비행기표를 확인하고 출장 계획을 수정한다.

애플의 태블릿 PC 아이패드가 `밀리언셀러`로 등극하면서 아이패드의 비즈니스용 수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의 글로벌 판매량이 출시 28일 만에 100만대를 돌파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기준 날짜는 4월 30일(금요일)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0)는 "아이폰 첫 제품의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하는 데 74일이 소요됐던 데 비하면 아이패드의 판매 속도는 배 이상 빠르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ㆍ이하 앱)이 5000개를 넘어섰으며 아이패드 구매자들이 다운로드받은 앱은 1200만개, 전자책 콘텐츠는 150만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아이패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업무용 프로그램인 `익스체인지 서버 2003/2007`과 호환된다. 푸시 이메일, 일정 관리, 연락처 등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강력한 보안장치도 강점이다. 문서 암호화는 물론 도난ㆍ분실 시 아이패드에 저장돼 있는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원격 삭제`할 수 있다. 단 1년에 99달러를 주고 `모바일미`라는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아이패드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GPS로 위치를 추적해 구글 지도로 보여주며, 사용자는 웹상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에서 바로 `데이터 삭제`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다.

아이패드 주요 구매 계층은 누구일까.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이 예약 판매 시작 당시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아이패드 구입에 높은 관심을 보인 계층은 △연수입 10만달러(약 1억1140만원) 이상 △18~34세에 해당한다. 이들은 주요 구입 이유로 △애플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 △멀티터치 기능 △음악 감상 및 인터넷 사용을 들었다. 아이패드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윈도 운영체제(OS)도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아이패드가 비즈니스 환경에서 맥과 윈도를 이어주는 `가교 구실`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온라인 광고 업체 치티카에 따르면 아이패드 사용자의 62.95%가 `맥 OSX`OS를, 50.96%가 윈도7ㆍ비스타ㆍXP를 포함한 윈도 OS를 사용하고 있다.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데스크톱 가상화` 기술을 통해 윈도 데스크톱을 아이패드로 확장하는 소프트웨어 앱도 연구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아이패드가 본격 도입되면 현재 스마트폰시장의 `애플 대 안드로이드`를 둘러싼 치열한 격전이 태블릿 PC시장에서도 그대로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아이패드 와이파이 무선인터넷 버전의 수입을 허용했다. 3G 모델 수입과 관련해 KT는 지난달 30일 콘퍼런스콜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얼리어답터`로 알려진 정지훈 우리들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은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내놓을 태블릿 PC가 안드로이드 OS에 바탕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스마트폰에서처럼 한바탕 대전이 예상된다"면서 "사실상 MS는 해답을 갖고 있지 않다. HP는 `웹 OS`를 가진 팜을 인수했지만 아직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웹 OS보다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태블릿 PC를 하반기쯤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은 매킨토시를 만들던 PC 회사에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성공 신화를 쓰면서 모바일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아이패드는 두께 0.5인치, 무게는 1.5파운드로 전 세계 출시된 어떤 넷북보다도 얇고 가볍다. 9.7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으며 메모리는 16GB에서 최대 64GB까지 지원한다.

[매일경제 황시영/최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