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구글의 대표적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넥서스원’을 이르면 이달 중에 출시할 것이라는 일명 ‘넥서스원 출격설’이 통신 업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번 출시설은 지난 3일 구글이 스마트폰 전문 제조업체 HTC에 의뢰해 제작한 넥서스원이 국내 전파인증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제기됐다. 넥서스원의 전파인증은 미국 구글 본사가 대만 HTC 본사에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번 인증 획득으로 국내 출시를 위한 기반 요건을 갖춰진 셈이다.
국내 출시에 대해서는 구글과 HTC 측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내부 테스트를 위해 전파인증을 받은 것이며 국내 출시 여부에 대해서는 더 이상 밝힐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넥서스원은 국내에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통신사 등을 통해 수 백대가 들어왔고 개인 사용자도 100여명을 넘어설 정도로 흔한 상황”이라며 “특히, 구글이 테스트가 필요했다면 30만원만 들여도 개인 인증이 가능한데 제조사 이름으로 2000여만원이나 들여서 전파인증을 받는 것은 판매 목적 외에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 KT 출시설이 등장하는 것은 이번 전파인증이 KT의 요구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KT 측은 이번 인증이 올해 초 이석채 회장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조사들이 개발한 단말기에 대한 전파인증을 직접 받아달라고 요청한 것에 따른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출시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KT 고위관계자는 “넥서스원은 KT가 출시를 고려하는 유력한 후보 제품 중에 하나인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국내 출시에 대한 선택권은 구글이 가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KT가 미확정 입장을 밝힌 이후에도 출시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삼성전자 진영에 대한 대응 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6월까지 10종의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인 SK텔레콤은 이달 중순께 넥서스원과 쌍둥이폰이라고 불릴 정도로 하드웨어 스펙이 거의 동일한 HTC의 안드로이드폰 ‘디자이어’를 출시한다. SKT 내부적으로 KT의 아이폰에 대적할 후보 1순위로 공들여온 제품이다.
KT는 아이폰 출시 이후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스마트폰 단말기 수급이 어려워지자 SKT의 스마트폰 공세에 대응할 대적카드로 해외 제품인 넥서스원을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KT가 출시키로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SKT 스마트폰 출시에 다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KT가 삼성전자와 관계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