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인 LED TV의 융합지수(71.71)가 아이폰(67.16)이나 닌텐도 위(60.76)보다 높게 나왔다. 우리의 스마트폰 기술 자체는 선진국보다 앞섰으나 기술 융합과 다른 산업의 연계성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식경제부는 6일 ‘2010 산업융합포럼’을 개최하고 배성민 한밭대 교수에게 의뢰한 ‘융합지수’ 개념 및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융합지수는 융합제품에 쓰인 △기술의 발전 정도(20점) △기술 간 융합 정도(40점) △다른 산업과의 연계성(40점)을 점수로 도출했다. 사용기술의 각종 특허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됐다. 기술발전 점수는 최근 개발한 특허 기술이 많을수록 점수가 높으며, 기술융합지수는 제조과정에서 서비스 영역과 연계된 기술 점수를 의미한다. 산업 연계점수는 특정 산업에서 벗어나 여러 산업군에 폭넓게 쓰일수록 높다.
대표적 융합제품을 대상으로 융합지수를 측정한 결과 LED TV는 산업 연계 점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아이폰, 닌텐도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LED TV에 많은 기술이 결합됐다는 평가다. 상거래, 통신, 방송 등 서비스 영역은 물론이고 전기조명, 영상표시 등 다양한 영역과 관련성도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기술 발전은 선진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었으나 기술융합과 산업연계 측면에서 크게 미흡했다. 기술발전 13점으로 미국(12.99), 일본(12.54)보다 높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융합지수는 53.33점으로 미국(73.48), 일본(67.84), 유럽(58.30)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제품력만 뛰어날 뿐 활용이 제대로 안 되고 있음을 수치로 확인한 셈이다.
서동혁 산업연구원 팀장은 “융합은 기존 기술과 기존 제품을 바탕으로 발생하지만 그간 산업전략의 초점이 원천기술 개발이나 산업화 단계에만 집중하는 정책의 ‘미스매치’가 있었다”며 “상용화와 초기산업화 단계 융합산업을 주요 타깃으로 한 융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석 지경부 성장동력실장은 “추진 중인 산업융합촉진법과 산업융합촉진전략 마련 과정에서 건의사항을 정책으로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주요국 간 스마트폰의 융합지수 비교
순위 국가 기술발전(20) 기술융합(40) 산업연계(40) 총점(100)
1 미국 12.99 30.72 29.77 73.48
2 일본 12.54 25.26 30.04 67.84
3 유럽 11.99 24.75 21.56 58.3
4 한국 13 21.03 19.3 5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