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봉? HTC 디자이어 출고가 논란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되는 HTC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디자이어’의 국내 출고가격이 해외에 비해 비싸게 책정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7일 SK텔레콤과 HTC에 따르면 오는 10일 국내 출시되는 디자이어의 출고가격은 90만원대 초반, 2년 약정을 체결할 경우 30만원 정도다. 문제는 디자이어의 출고가격이 이미 정식 출시된 호주와 일본에 비해 비싸다는 점이다.

통상 해외의 경우 출고가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약정 등 아무런 조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무약정 가격을 통해 출고가를 추정한다. 이러한 무약정 가격은 출고가와 거의 일치하거나 조금 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디자이어를 출시한 호주 이통사 텔스트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디자이어는 무약정으로 779호주달러에 구입 가능하다.

이를 6일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원화로 78만6천225원에 해당한다.

일본에서는 디자이어를 무약정으로 6만2천엔 수준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74만원 정도다.

디자이어의 국내 출고가격이 해외에 비해 15∼20%가량 비싼 셈이다.

디자이어는 국내 특화서비스인 DMB 등이 장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같은 단말을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에 비해 더 비싸게 구입해야 하는 것이다.

HTC와 SK텔레콤은 해외는 정식 출고가격이 없어 국내와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운데다 실제 보조금이나 장려금을 고려한 소비자 가격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출고가격이 비쌀수록 같은 수준의 보조금·장려금을 지급한다면 소비자 가격은 올라가게 된다.

디자이어는 ’쌍둥이폰’으로 불리는 넥서스원에 비해서도 훨씬 비싸다.

구글이 미국 시장에서 내놓은 넥서스원은 529달러(59만원)에 구입가능하다.

넥서스원을 제작한 이후 HTC는 디자인은 넥서스원과 흡사하면서도 넥서스원의 트랙볼 마우스를 옵티컬 마우스로 바꾸고 램(RAM)을 512MB에서 576MB로 높인 뒤 자사 특유의 센스 사용자 경험(UX)을 더해 디자이어를 만들었다.

국내 스마트폰 카페의 한 소비자는 “넥서스원과 흡사한 디자인에 마우스나 램을 업그레이드한 것치고는 디자이어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서 “차라리 넥서스원이 정식 출시되는 것을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