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정의된 디스플레이 중 가장 높은 화질인 ‘슈퍼하이비전(7680×4320)’과 관련해 일본의 특허 출원이 쏟아지고 있다. 전 세계 특허의 3분의 1 이상을 일본이 차지하는 한편, 국내 특허 상당수도 일본 기업들이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 2007년까지 국내외에 출원된 슈퍼하이비전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 일본은 총 328건으로 전체 923건 중 36%를 차지했다. 미국이 279건으로 30%를 점유, 2위를 기록했으며 한국은 183건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각국에서 특허를 출원한 내·외국인 비율을 보면 일본의 독주가 두드러진다. 일본은 자국 특허의 95%를 자국민이 출원한 반면에 한국은 60%만이 한국 기업에 귀속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국내 출원된 슈퍼하이비전 관련 특허의 22%는 일본 기업이 신청한 것이며, 네덜란드·미국 기업도 각각 9.5%·5%씩 차지하고 있다. 결국 국내 특허의 상당부분도 일본 기업들이 선점한 셈이다.
한국은 기술 단계에 따른 편식성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하이비전 관련 기술은 시청자에게 화면이 전송되는 과정인 촬영·압축·전송·디스플레이의 크게 네 단계로 구분된다. 한국은 디스플레이 강국 답게 말단인 디스플레이 분야 특허는 다수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촬영·압축·전송과 관련한 출원 건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콘텐츠 제작과정에 속하는 채널코딩·등화 기술은 삼성전자·ETRI가 각각 4·2건씩 특허를 출원했을 뿐이다. LG전자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50건의 특허를 슈퍼하이비전과 관련해 출원했지만 채널코딩·등화 및 영상처리 기술에 대한 특허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반면에 일본은 제일 앞단인 카메라 기술과 말단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축으로, 촬영·압축·전송·디스플레이에 속하는 특허들을 고루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성·LG의 경쟁사인 일본 소니는 슈퍼하이비전 콘텐츠의 제작부터 디스플레이 전 과정을 아우르는 특허를 출원했다. 샤프는 디스플레이 단계에서만 총 23건의 특허를 출원해 관련분야에서 업계 최고의 특허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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