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10년 만에 증권시장에 돌아온 만도의 공모가격이 8만3000원으로 7일 확정됐다. 만도의 공모가 희망가격 범위는 7만5000~9만원이었다.
만도 관계자는 "최근 증시 상황이 갑작스럽게 나빠져 공모가가 예상보다 소폭 낮아졌다"고 말했다.
공모가 기준으로 만도의 시가총액은 1조5100억원에 달해 유가증권시장의 99번째에 해당한다. 부품시장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현대모비스의 6% 수준이다.
만도의 공모주 청약은 11~12일 진행되며 19일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만도 측은 증시 상황으로 인해 상장이 연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에 20조원이 몰리면서 공모주 열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돈규 IBK투자증권 이사는 "금리가 워낙 낮은 상황이다 보니 공모주를 통한 기대수익 수준도 낮아졌다"며 "자산가들은 금리 수준을 웃도는 순수익 4~5%만을 취하겠다는 생각에서 공모주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만도는 삼성생명에 비해서 몸집은 작지만 성장성에서는 삼성생명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매출은 2조7000억원이며 향후 매출로 인식될 수주 잔고량이 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줄 잇는 대형사 공모주 청약
= 만도에 이어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휠라코리아도 올 9월 상장을 추진 중이다. 휠라코리아가 휠라 글로벌 본사를 인수할 때 끌어들인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 회수를 위해서다.
당시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재무적투자자들에게 2010년 말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동양생명 대한생명 삼성생명에 이어 미래에셋생명도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삼성생명 못지않은 규모인 인천국제공항공사도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올해 안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2월 대신ㆍ대우ㆍ삼성 컨소시엄으로 주간사 선정을 마쳤다. 6월 내 관련 법령이 개정만 되면 연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어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삼성생명을 피해 올 하반기 대거 상장 스케줄을 잡아놓고 있다.
한 IR대행업체 관계자는 "휴가 시즌 이후 기업공개가 본격화되는 3분기가 되면 눈코 뜰 새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공모주 고수익 어떻게
= 증시 전문가들은 공모가의 적정성과 주가 희석 요인을 살펴볼 것을 권한다. 증시 분위기가 좋으면 공모가는 기업 가치에 비해 높게 평가되기도 한다. `이름값`에 현혹돼서도 안 된다. 수익률과 꼭 비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2007년 상장된 롯데쇼핑과 지난해 상장된 동양생명 주가가 현재 공모가에 미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배정 물량을 결정짓는 경쟁률도 잘 따져봐야 한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들어맞는 것이다.
투자위험 요소 점검도 필요하다. 상장 전 발행된 주식 관련 사채(CBㆍBW 등)와 스톡옵션 등은 주가를 희석시킨다. 주식 관련 사채나 스톡옵션 등이 많으면 실질적인 주식 수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정 주가를 할인해서 계산한다.
[매일경제 김대원 기자 / 서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