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일반폰 이용자 해외 데이터로밍 돈 많이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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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입자 중 일반 피처폰 이용자가 해외에서 인터넷 접속하려면 스마트폰 이용자보다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후 프랑스 출장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43)는 최근 해외 데이터로밍 요금이 인하됐다는 소식을 접한 기억이 있어 현지에서 가격 걱정없이 모바일 인터넷 접속을 하기 위해 요금을 알아보던 중 깜짝 놀랐다. 인하됐다고 알려진 것과 비교해 5배가량 더 비쌌기 때문이다. KT 로밍센터에 확인한 결과, 해외에서 3G망을 통한 데이터로밍 요금 할인은 스마트폰 이용자에게만 해당하고 인터넷 직접 접속이 안되는 피처폰 이용자는 기존 요율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었다.

최근 KT는 주요 15개국에서 인터넷 접속 데이터로밍을 할 경우에 1패킷(0.5KB)당 요율을 기존에 비해 최대 77% 할인한 3.5원으로 대폭 낮췄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애초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프로모션 형태로 진행해오던 것을 이번에 약정에 포함해 정식 요율로 확정했다는 것이 골자다.

KT의 이번 발표에 앞서 SK텔레콤은 데이터 로밍 요율을 전 세계 어디서나 패킷(0.512KB)당 4.55원으로 단일화해 3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수치상으로는 KT에 비해 SKT 할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T가 이번에 확정된 요율은 스마트폰 이용자나 일반 피처폰 이용자 중에서 인터넷 직접 접속을 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매직엔 등 KT 전용 서비스를 통한 인터넷접속만 가능한 피처폰 이용자들은 해당이 안된다. 반면, SKT의 데이터 로밍 요율 할인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일반 피처폰에도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전체 가입자 비중을 비교할 경우, 혜택은 KT에 비해 크다.

KT 관계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일반 피처폰 고객 중에서도 햅틱폰과 같이 인터넷 직접 접속이 가능한 경우에는 동일하게 요금 할인 혜택을 받게 된다”며 “다만 매직엔을 통해 접속해야하는 이전 휴대폰 단말기 고객들은 이번 요금 할인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의 데이터 로밍 비율을 휴대폰 기종별로 구분한 결과, 일반폰을 통한 데이터로밍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으로 많았으며 스마트폰을 통한 데이터 로밍 비율은 7∼9% 선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 전문가들은 “KT 데이터로밍 비용 인하는 전체 가입자 중 10% 미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어서 결국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 일반폰 고객에 대해서도 할인폭을 확대 적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