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공공기관 탈 오라클 잇따라... DBMS시장 ‘지각변동’

 공공 데이터베이스관리솔루션(DBMS) 시장에 ‘오라클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티베이스, 큐브리드, 한국IBM 등 주요 솔루션 업체들이 공공기관 홈페이지는 물론 메인 전산(기간계) 시스템의 DBMS까지 오라클을 잇따라 따돌리고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특히 오라클이 독주하다시피 한 기간계 시스템에 경쟁업체들이 처음 진출하면서 오라클 독주체제로 굳어졌던 DBMS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한국IBM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 중인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기간계 DBMS에 오라클을 제치고 ‘DB 2’를 공급키로 했다. IBM은 이로써 국내 공공기관 기간계 DBMS에서 처음으로 수주 실적을 올렸다. 특히 363억원 규모의 차세대 NEIS DBMS 프로젝트는 이미 오라클이 선점해 온 것을 ‘윈백’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원장 한응수)은 최근 기존 오라클로 운영되던 홈페이지 DBMS를 큐브리드로 바꿨다. 한국DB진흥원은 공개 소프트웨어인 큐브리드로 바꾸며 운영비를 절감한 것은 물론 국산 솔루션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근로복지공단(이사장 김원배)은 이에 앞서 공공기관으로는 처음 메인 전산시스템의 DBMS로 알티베이스를 도입하고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막바지 테스트 작업에 한창이다.

 송재영 근로복지공단 본부장은 “국산 SW를 사용하게 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커스터마이징이 쉽고 해당 사이트의 개발자들이 국내 기업에서 해당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어 향후 관리에 유리하다”며 “현재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에 공식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공기관의 이 같은 ‘탈 오라클 러시’는 20%가 넘는 오라클의 고가 유지보수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또 국내외 경쟁사 제품들이 기존 오라클 DBMS와 호환성이 강화되는 등 품질이 크게 향상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기간계 DBMS의 경우 신뢰도가 중요해 검증된 오라클 이외에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꾸는 것이 무척 힘들다”며 “최근 도입된 오라클 경쟁사 제품의 신뢰도가 검증되면 탈 오라클 바람은 일종의 도미노 현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자신문과 한국DB진흥원, DB산업협의회 등이 지난 3월 공동으로 정부부처와 광역자치단체 30곳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조사한 결과, 오라클 DBMS는 정부부처 14곳 가운데 13곳, 광역자치단체 15곳 가운데 10곳이 도입해 공공기관 점유율이 80%에 달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