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안드로이드폰에서 이용할 수 없는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한 우회 방법으로 검색과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의 게임 사전 심의제도 자체가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구글코리아는 지난달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사전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 온라인마켓을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같은 달 30일부터 국내 게임 카테고리를 차단했다. 그러나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설치가 가능한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 OS는 안드로이드마켓을 통하지 않고도 ‘apk’ 확장자를 가진 게임파일 설치가 가능해 이용자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들에 따르면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검색하고 이를 다운로드 받아 설치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관련 정보 공유 사이트나 동호회, 무료 다운로드 웹사이트들이 수십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이용자들은 해외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정보 사이트들을 통해 확보한 게임 애플리케이션 설치 파일들을 국내 안드로이드카페를 통해 이용자간 공유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성인물 게임도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이지소프트의 지승훈 사장은 “아이폰의 경우, 탈옥을 통해서 잠금장치를 해제해야만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파일을 설치할 수 있지만 개방형을 추구하는 안드로이드 OS는 기본적으로 파일 설치가 가능하다”며 “이미 예전부터 게임을 비롯한 여러 애플리케이션 정보를 공유하는 안드로이드 사이트나 카페들이 있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마켓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쉽게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지가 실제로 모토로라의 모토로이나 HTC의 디자이어 등 국내 출시된 안드로이드폰에서 국내외 안드로이드 정보 사이트에서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검색하거나 다운로드를 받아본 결과, 별다른 문제없이 설치 됐다. PC를 통해 다운로드 받아 스마트폰으로 복사해 설치하거나 스마트폰에서 직접 관련 사이트에 접속해 내려받는 것도 가능했다. 특히 일부 외국 사이트 중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종류별로 설치할 수 있는 파일을 구분해 놓는 등 안드로이드마켓을 이용할 때에 비해 편의성이 더 높은 경우도 많았다.
이처럼 게임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간단한 설치 방법이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안드로이드마켓 게임 카테고리 차단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게임 카테고리를 차단한 구글코리아가 이 같은 우회 방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회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 게임 카테고리를 차단했다면 ‘눈가리고 아웅식’ 처방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안드로이드마켓을 통하지않고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지 알지못했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사전에 알 수도 있겠으나 공식적으로 내부에서 공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