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무선인터넷 환경 조성

[통신, 새로운 가치를 찾아서] <2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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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150만명에 이른다. 아이폰 국내 출시 이후 스마트폰 광풍이 휘몰아쳤지만 아직까지 전체 휴대폰 이용자의 3% 수준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단말기 대수 자체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무선인터넷 활성화 측면에서 스마트폰 보급은 아직까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정부와 이통사들이 앞다퉈 스마트폰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어 다른 어떤 국가에 비해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관건은 무선인터넷 활성화다. 스마트폰 대수가 아무리 많아도 그 자체가 무선인터넷 활성화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무선인터넷을 제대로 쓸 수 있는 단말기가 많아진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것이다.

 이용자들의 인식 개선에서부터 이동통신사들의 월드가든 빗장 열기와 인프라 확충, 정부의 법·제도 개선 등 무선인터넷을 활성화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이제 그 산들을 하나씩 넘어가 보자.

 ◇다양하고 합리적인 요금제=무선인터넷을 가장 빠르게 활성화할 수 있는 묘책은 무엇인가. 바로 저렴한 요금이다. 아이폰 출시 이후 이통사별로 정액제 기반의 데이터 요금제가 적용되고 있어 정액으로 보장된 한도에서는 별 다른 부담없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이제는 소비자도 요금을 꼼꼼하게 계산하는 시대가 됐다. 최근에는 매달 사용하고 남은 데이터 용량을 이월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도 이월 요금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KT도 도입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통합LG텔레콤은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무선모뎀과 같이 사용해 노트북PC 등 다른 단말기에서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는 ‘테더링’에 대한 요금제 신설 논의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KT는 테더링 서비스를 허용하기로 하고 이통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별도 전용 요금제를 신고했다. 또, OPMD(One Person Multi Device) 서비스 요금제도 무선인터넷 활성화 여부를 가늠 짓는 기준의 하나로 꼽힌다. OPMD는 하나의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해 스마트폰, 태블릿PC, PMP,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기에서 이동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SK텔레콤과 KT는 도입 의사를 밝힌 상태며 통합LG텔레콤도 도입에 긍정적이다.

 이 밖에 미국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무선데이터 일일 상한요금제 도입 등은 이용률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나 데이터 트래픽의 과도한 발생으로 음성망 품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모바일 콘텐츠 확보와 규제 완화=무선인터넷 접속 환경이 마련된 이후에는 무엇보다 볼거리가 풍부해야 한다. 다양한 콘텐츠 확보가 중요하다. 아이폰 이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개발 붐이 일고 있으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다양화로 이 부분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모바일웹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유선 웹에서 모바일웹으로의 전환 속도도 빨라지고 있으며 모바일오피스 등 기업용 시장에서의 확대도 기대 이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제부터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는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모바일 시장에 대한 신뢰성 있는 통계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규제 해소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공정보에 대한 오픈API 제공은 물론이고 공공 와이파이 보급 확대와 같은 공공 인프라 개선도 필요하다. 앞으로 게임 사전 등급 심의제와 제한적 본인 확인제 등과 같은 규제는 문제가 더 이상 불거지기 전에 해결책을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별취재팀:김동석 차장(팀장) dskim@etnews.co.kr·서동규·홍기범·류경동·이정환 기자

 ◆스마트 모바일 강국 실현 나선다

 국내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중심에는 정부가 있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열풍이 불게 한 이면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방향 설정이 주요한 측면이 있다. 방통위는 지난해 1, 2차 무선인터넷 활성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3차 업그레이드 계획안을 발표했다. 여태까지는 정부의 의지대로 정책이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 활성화가 가장 대표적인 업적이다. 실제로 무선인터넷 활성화 추진의 결과물은 이제부터 시행되는 정책의 성패에 달려 있다.

 이번 정책은 ‘스마트 모바일 강국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마트 모바일 산업과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5년간 1조5069억원(정부 2187억원, 민간 1조2882억원)을 투자한다는 구체적인 투자 규모도 제시됐다.

 방통위는 △스마트 모바일 글로벌 경쟁력 확보 △스마트 모바일 대중화 및 생산적 활용 △세계 최고의 광대역 무선망 구축 △차세대 모바일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강화의 4대 분야 10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스마트 모바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비즈니스 활성화 규제 개선을 추진하기로 하고 민관합동으로 ‘인터넷 규제개선 추진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또, 이통사·플랫폼 사업자·단말 제조사·콘텐츠 업체·애플리케이션 업체 등이 공동 참여해 공동전략 수립, 중소기업 투자설명회 개최 등 상생협력기반을 마련하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무선인터넷 상생협의체’도 구축한다.

 스마트 앱 개발 지원센터 구축을 통해 사업자 플랫폼별 앱뿐만 아니라 모바일 웹 응용서비스 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모바일 광고분야도 위치기반서비스나 SNS를 활용한 신유형 모바일 광고를 발굴하고 광고효과에 대한 인증체계 마련, 맞춤형 광고의 가이드라인 제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요금제도 개선도 적극 추진한다. 정액 요금제 가입자의 데이터 잔여량을 이월하고 통합요금제 도입 등 무선데이터 요금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쏟는다. 전 국민이 단시일에 광대역 무선망을 활용할 수 있도록 내년 말까지 무선랜 이용지역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와이파이 시범사업을 추진해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발굴하고, 여기에 ‘무선랜 존 엠블럼’을 도입해 이용가능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내년까지 와이브로망을 84개 지역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통해 의료, 유통, 교육 등 사회전반의 혁신을 지원해 우리나라가 모바일 서비스 강국의 핵심으로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통 3사의 3색 무선망 개방 전략

 이통사 간 경쟁은 잇단 스마트폰 출시 이후에 ‘무선망 개방’이 제2의 승부처로 꼽힌다.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두 번째 관문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스마트폰을 스포츠카로 비유하면 무선망 개방은 곳곳에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만드는 것과 같다. 속도제한 없이 달릴 수 있는 아우토반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장소에 상관없이 열리는 셈이다.

 이통사들은 무선데이터 이용 확대에 따라 급증하는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고 우량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해 각사가 3G 망, 와이파이(WiFi), 와이브로망 개방과 확대를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는 줄어드는 음성통화 수익을 데이터 통화 수익으로 보전하는 동시에 성장 발판으로 삼기위한 전략도 숨겨져 있다.

 무선데이터 매출 성장률 1위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는 KT는 올 연말까지 와이파이존을 2만7300여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와이파이존(쿡앤쇼존)은 올 상반기에 6900여곳, 하반기에 7300여곳 등을 추가, 연말까지 총 2만7300여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와이브로도 10월까지 5대 광역시로 확대, 내년 3월까지 전국 모든 시단위 지역으로 확대 구축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올해부터 독자 와이파이망을 구축하고 무선인터넷 무료 접속을 허용하는 오픈 액서스포인트(AP) 정책을 강조한다. T멤버십 제휴사 매장과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와이파이망을 구축하고 스마트폰으로 웹 및 T스토어 접속뿐 아니라 무선 네이트 접속도 개방하기로 했다. 또, 트래픽 증가에 대비해 올해 3G(WCDMA) 망을 1000개 이상 증설하고 고속패킷접속플러스(HSPA+) 상용화로 3G 용량을 늘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한 유선 인프라도 적극 활용, 오픈 데이터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통합LG텔레콤은 기존에 구축한 와이파이망 활용을 기본 축으로 무선망 개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마이LG070 인터넷 전화 보급과 함께 구축된 무선AP는 약 170만개에 달하며 올해 250만개까지 확대할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