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은 2020년까지 발광다이오드(LED) 분야에만 총 8조6000억원을 투자키로 하면서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큰 뭉칫돈을 풀 계획이다. 전체 투자액 23조3000억원 중 30%가 넘는 금액을 LED 양산투자에 쏟아 부음으로써 반도체·LCD에 맞먹는 세계 1위 아이템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2020년 연간 매출액 17조8000억원, 고용 1만7000명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LED의 지난해 매출은 6417억원으로 세계 4위권이었다.
특히 창사 이래 가장 큰 공을 들였던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앞으로는 ‘LED 조명엔진’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본격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LED 조명엔진은 LED로 공급되는 전력·신호 등을 컨트롤하는 부분으로 LED 조명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LED 조명 원가의 40%가 LED 모듈을 포함한 ‘광학부‘에 있다면, 나머지 60%의 대부분은 조명엔진이 차지한다. 삼성LED는 지난해 세종시 입주 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LED 조명엔진을 중심으로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삼성LED 초석을 다진 제품은 LCD 백라이트유닛(BLU)용 LED였지만 장기적으로는 LED 조명산업에 ‘올인’할 계획이다. 삼성LED는 최근 내부적으로 LED 조명 산업이 본격 개화하는 시기를 2013년께에서 2012년으로 1년 정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MOCVD에 대한 투자도 경쟁사를 크게 앞지르는 수준으로 단행될 전망이다. 삼성LED는 올해 연간으로만 100대 안팎의 MOCVD를 발주할 예정이다. 올해 증설 물량만 안정화되어도 이미 세계 선두권의 양산능력을 가지게 되지만 이번 중장기 투자 발표로 타 업체들과는 비교가 무의미한 수준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특히 LED 업체들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대면적 에피웨이퍼 생산 경쟁에서도 6인치 에피웨이퍼를 가장 먼저 양산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인치 에피웨이퍼 양산에 성공할 경우 2인치를 양산하는 경쟁사 대비 40% 내외의 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연말 양산을 목표로 MOCVD·사파이어 웨이퍼 업체들과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