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이 추진하는 신수종산업 분야에 바이오·제약이 포함된 것에 대해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임상실험과 연구 등에 적지않은 기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이 분야에 삼성이 본격 진출을 선언하면서 업계에는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했다. 특히 삼성은 수년 내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시밀러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11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바이오·제약과 의료기기 사업에 각각 2조1000억원, 1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두 분야에서 총 3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신약의 구조와 제작법을 본떠 만든 복제약이다. 연구기간과 제조비용이 많이 들고 별도의 임상시험 절차가 필수적이어서 시장 진출이 만만치 않다.
바이오 업계는 삼성이 바이오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다 삼성종합기술원·삼성의료원 등 관련 인프라와 막대한 현금을 모두 갖추고 있어 시장 진출시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 액수에 대해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반응도 나왔다. 업계는 연평균 2100억원 수준의 투자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며 본격적인 투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장치 및 연구개발에 향후 5년간 약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그동안 국내 바이오 업계가 내수 시장에 치중해 글로벌 시장 진출이 더뎠던 점을 고려할 때 삼성이 보다 적극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힘이 되주길 바라는 견해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바이오·제약 분야 시장 진출이 기존 전문 기업들의 인력 유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의료 분야에서 삼성은 혈액검사기 등 체외진단 분야에 먼저 진출해 2020년에는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의료원과 삼성SDS, 미 생명공학기업이 손을 잡고 ‘개인 유전체(게놈) 정보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도 이 분야 사업 진출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