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기의 회복에 힘입어 올해 전 세계 D램 매출액이 3개월 만에 지난해 상반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미국의 정보기술(IT)분야 시장분석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D램 매출 총액은 95억달러선으로, 지난해 1분기 34억달러, 2분기 35억달러를 합친 것보다 20%나 늘었다.
또 다른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디램익스체인지의 집계에서도 올해 1분기 D램 시장 규모는 92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78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6개월에 걸쳐 올렸던 매출을 올해는 고작 2~3개월 만에 올린 셈이다. 이는 미국발 국제 금융위기의 타격이 극심했던 지난해 1분기의 ‘바닥 효과’와 더불어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세에 높은 개인용 컴퓨터 수요를 타고 D램이 가격과 출하량에서 모두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반도체 판매가격은 강력한 힘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도체 전자상거래기관 디램익스체인지의 통계에 따르면 DDR3 1Gb(기가비트)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1분기 0.94달러에서 올해 2.46달러로 2.6배나 올랐다.
반도체 업계가 비수기로 분류하는 1분기에는 반도체 값이 내려가는 것이 보통이다. 지난 20년간 1분기 D램 가격은 전 분기보다 평균 14.7%가량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 4분기보다 평균 판매가격이 오히려 2.9% 상승하며, 비수기를 완전히 잊은 분위기다.
아이서플라이는 이처럼 시장이 계속해서 호조를 보인다면 올해는 반도체 산업 역사에서 ‘최고의 해’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업체들의 무리한 경쟁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요는 내년에도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업체들이 앞다퉈 증산에 나서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올 수도 있는데, 그 효과는 빨라도 연말부터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