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출시 두달이면 `공짜`?

5월대전 여파…모토로이도 `약정 무료`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라의 ‘모토로이’가 출시 두 달여만에 이른바 ‘공짜폰’으로 풀리기 시작했다. 지난 3월 국내 첫 토종 안드로이드폰이란 타이틀을 쥐고 스마트폰 대중화를 슬로건으로 내건 LG전자의 ‘안드로­1’까지 공짜폰 대열에 합류했다. 단말 유통가에서는 ‘출시평균 2개월이면 공짜로 풀린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올들어 1분기에 출시된 안드로이드폰은 모두 공짜폰이 됐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온라인 쇼핑몰과 스마트폰 카페 등을 중심으로 모토로이의 공짜폰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SK텔레콤의 스마트폰 요금제 중 올인원45(월 4만5000원) 이상을 2년 약정에 선택하면 손에 쥘 수 있으며, 가입비·유심비·채권보전료 등의 이른바 ‘3면제 혜택’도 주어지고 있다. 이처럼 구매 부담이 줄어들면서 모토로이는 현재 하루평균 500∼700대의 개통량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0일 출시 당시 모토로이(출고가 89만8700원)를 구입하려면 ‘올인원45’ 요금제를 선택해도 약 21만원의 단말기 값을 부담해야 했지만, 불과 두달만에 공짜폰이 된 것이다. 모토로이는 당시만해도 예약 가입자 2만명을 확보하며 세몰이에 성공하는듯 했지만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위한 내장 메모리 부족 현상 등이 제기되면서 국내 스마트폰시장의 안드로이드 바람몰이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을 얻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출시 두달만에 90만원의 출고가를 가진 제품이 공짜폰이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최근 치열해진 스마트폰 경쟁의 단면으로 해석했다. 제품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이달부터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각 제조사들의 전략폰들에 대한 기대감과 구매유보가 보통 1년 가량 지탱하던 가격 지지선을 2개월로 단축시켰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SKT를 통해서 이달에만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9700, HTC의 ‘디자이어’, 삼성전자의 ‘갤럭시A’ 등이 모습을 드러내 이통 가입자들을 유혹하고 나섰고 HD2·갤럭시S, 그리고 아이폰 4G 등 높은 기대감과 호평을 수반하고 있는 신제품들이 대거 출격 대기 중이다.

모토로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KT를 통해 출시된 노키아의 중가 스마트폰 ‘익스프레스뮤직 5800’도 출시 6개월만인 지난달 말부터 공짜폰으로 풀리고 있다. SKT의 안드로이드폰 공세에 KT가 아이폰 외 대항카드로 대량 유통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 속에 이 제품은 현재 9만대 안팎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련업계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마련중인 통신사 마케팅 가이드라인에서 스마트폰에 대한 별도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같은 공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단기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의 한 휴대폰 매장 관계자는 “아이폰에 이어 최근 워낙 많은 스마트폰들이 출시되고 있고 제품에 대한 입소문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공짜폰’ 또는 ‘버스폰’으로라도 소진해야 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