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물건다운 물건을 구했습니다. 너무 좋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달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진공청소기를 만들어서 유명해진 다이슨에서 나온 날개 없는 선풍기입니다. 바람 아주 잘 나옵니다”라고 설명했다.
8000명이 넘는 정 부회장의 팔로어들은 ‘어떻게 작동이 되는지 궁금하다’ ‘한국에서는 왜 팔지 않느냐’며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정 부회장이 언급한 이 제품은 영국 명품 가전 브랜드 다이슨이 개발한 다이슨 에어 멀티플라이어(Dyson Air Multiplier™)다. 언뜻 보면 가운데 구멍이 뚫린 테니스 라켓을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전원을 켜면 아무것도 없는 구멍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와 열기를 식힌다.
에어 멀티플라이어는 비행기 엔진과 핸드 드라이어 작동 원리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먼저 원형 바람 배출구 아래에 있는 원통형 받침대가 1초에 27ℓ씩 흡입한 공기를 1.3㎜ 배출구 쪽으로 내보낸다. 공기는 배출되면서 가속도를 받아 강력한 제트기류를 형성한다. 이 기류는 원형 배출구 뒤쪽으로부터 대량의 공기를 흡입하게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기류가 원형 배출구 주위 공기를 기류 흐름에 끌어들여 흡입한 공기보다 15배가량 많은 풍량을 만들어낸다. 이 제품은 3년간의 개발기간과 1년간의 테스트 기간을 거쳤다.
에어 멀티플라이어는 소음에 대한 걱정이 없으면서 일정한 양의 공기로 시원하게 해준다는 특징이 있다. 또 회전날개가 없어 어린이의 안전사고 위험이 없고 청소가 쉽다. 출시가는 일반 선풍기보다 ‘살짝’ 비싼 199파운드(약 40만원)였다.
다이슨의 창시자이자 산업 디자이너인 제임스 다이슨은 제품 출시회에서 “나는 청소하기 어렵고 아이들의 손가락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선풍기에 항상 불만이 있었다”며 “우리 회사의 창의적인 엔지니어들과 수차례의 도전 끝에 날개 없는 ‘에어 멀티플라이어’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