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새삼 방어주·가치주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대형 IT주에 러브콜을 보냈던 외국인들이 거꾸로 행보를 보이면서 경기 방어주의 매력이 높아졌다는 것. 또 당분간 큰 방향없이 장이 요동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돼 안정적인 방어주에 주목하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외국인들은 지난 2월 국내 증시가 본격 상승하는 구간에서 사상 최대 순매수로 IT·운수장비·금융 업종을 사들이면서 대형 IT, 자동차주들이 사상최고가를 기록하는 지원군이 됐다.
그러나 남유럽 악재로 외국인이 떠난 증시에서 전기전자·금융업종은 큰 폭의 내림세를 걷고 있다. 대신 외국인들은 소외됐던 방어주 성격의 업종을 주워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이후 진행될 변동성 높은 반등 구간에서는 외국인투자자의 변심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건설·증권업종과 변함없는 구애를 받고 있는 운수창고(항공·해운) 업종 등에 관심을 갖는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지난 2거래일 동안 건설과 증권업종은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형성된 반면, IT와 금융업종은 매도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며 “항공과 해운업종이 포진한 운수창고업종도 꾸준히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외 악재를 완전히 털고 증시가 본격 상승하기 전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가치주도 주목받는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가 지연되고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까지 상당 시간 기간조정이 예상 될 경우 대형주·성장주 대신 가치주와 중·소형 종목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망했다.
박스권 증시에서 대형주의 수익률은 정체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중·소형주가 강세를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장주와 비교해서는 가치주가 초과수익을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 김중원 연구원은 “이는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동안 적정가치 이하로 하락했던 종목들의 가격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지난해 5월 중순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2개월 넘게 박스권을 횡보하는 동안에도 가치주 지수가 시장 및 성장주 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점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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