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양 판타지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롤플레잉(MMOPRG) 시장에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중국 게임이 있다. 무협 종주국인 중국에서 개발하고 지원(G1)인터랙티브에서 서비스하는 ‘일검향’이다. 4년 전 DACN이 선보인 이 게임은 대만 등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게임성을 검증받은 후 국내에 상륙해 이달 11일부터 공개서비스에 들어갔다. 탄탄한 콘텐츠와 독창적 시스템, 편의성이 강점으로 꼽히는 일검향이 과연 ‘잘해야 중박’이라는 무협게임시장에서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독특한 무협게임=일검향은 독특한 시스템으로 다른 무협게임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유저들은 20레벨이 되면 ‘무공창조시스템’을 통해 자신만의 무공을 개발하고 경험치를 투자, 무공의 속성을 결정하게 된다. 또 ‘기경혈맥시스템’으로 창조무공을 강화하고 추가로 무공을 하나 더 만들 수도 있다. 유저들이 무공을 발동하면 자신이 직접 지은 무공의 이름이 화면 가득 표시되어 명성을 드높일 수 있다.
남들이 다 할 수 있는 무공으로 천하를 호령하는 것이 무슨 재미가 있을까. 기인으로부터 필살무공을 배운다거나 숨겨진 무공비급을 얻어 천하제일고수가 되는 것이 무협소설의 가장 큰 재미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일검향의 무공창조시스템이야말로 무협마니아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최고의 시스템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커뮤니티 기능만 지원하는 타 게임과는 달리 일검향의 문파 시스템은 문파건물을 세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문파전용 무공, 문파전용 채집장, 문파 퀘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일검향의 성공가능성을 높게 점칠 수 있는 다른 이유는 무협을 좋아하지만 게임에는 서툰 중년층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단순한 조작성이다. 퀘스트에는 해당 NPC의 좌표가 등록돼 있어 클릭만 하면 자동으로 이동하며 미니맵을 클릭해도 알아서 최단거리의 길을 찾아간다. 또한 순간이동 아이템, 부활 아이템, 자동룻 아이템 등을 지원하여 아저씨들의 ‘귀차니즘’을 해결해준다. 이 밖에도 일검향은 자잘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을 없애 게임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래픽 수준은 구식=단점도 적지 않다. 4년이나 지난 게임의 그래픽은 많은 실망을 안긴다. 그래픽이 게임의 첫 인상을 결정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일검향은 큰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셈이다. 지원인터랙티브도 이러한 점을 인정하고 그래픽보다 게임성을 봐달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화려하고 사실적인 그래픽을 좋아하는 젊은층 유저에게는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 전망이다. 일검향이 충분히 잘만든 게임이란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게임을 막 접하는 신규유저들은 오래된 게임을 찬찬히 살펴볼만큼 인내심이 없다.
화면 정중앙을 가리는 대화창이나 20년 전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구닥다리 한글폰트, 불편한 인터페이스도 문제점이다. 또 중국산 게임의 고질적인 자동사냥을 막기 위해 일정시간마다 숫자를 입력해야 하는 오토방지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전투중에 이 시스템이 발동하면 상당히 신경이 쓰일 뿐더러 자동사냥을 막기에는 어딘가 어설프다는 느낌이 든다.
일검향은 독특한 콘텐츠와 쉬운 게임성으로 무협마니아, 초보자, 중년층 유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단점들도 많이 엿보인다. 시대에 뒤떨어진 그래픽은 어쩔 수 없다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콘텐츠와 허술한 오토방지시스템 등은 지원인터랙티브가 반드시 보강해야 할 과제다.
플레이포럼 김명희기자 noprint@playforum.net
표:일검향 평점
게임성: ★★★★ 무협을 좋아한다면 일검향도 추천
그래픽: ★★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정도로 낮은 그래픽
사운드: ★★ 그래픽과 비슷한 수준. 인상깊은 대목이 없다
조작성: ★★★★★ 초보자들도 쉽게 배울 수 있다
특이성: ★★★★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콘텐츠
총평: 6.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