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하가 지나고나니 부쩍 기온이 오르고 녹음이 우거지기 시작한다. 5월에는 각종 기념일도 많기 때문에 봄의 절정을 즐기기 위해 야외나들이 하는 가족들이 많다. 이렇게 산이나 강, 바다 어디에서건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갖는 게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자연이 변화하는 그대로 제철의 기운을 몸속에 받아들이는 것이 인간의 생명력을 키워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음식 또한 마찬가지다. 제철음식이야말로 몸에 가장 좋은 보약이다. 5월은 섬진강에서 채취하는 재첩이 가장 유명할 때다. 동의보감에선 어패류에 대해서 많이 다루지는 않았지만 재첩이나 오징어, 조기같이 봄철에 영양만점인 해산물들은 꽤 자세히 설명해 놓고 있다.
재첩은 가막조개라 불리는 민물조개로 5∼6월이 제철이며 그 이후는 산란기라 잘 먹지 않는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서늘하고 독이 없다. 눈을 밝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열기를 내리고 식욕을 돋우며, 소갈을 멎게 하고 술독과 눈이 누렇게 된 것을 풀어준다’고 설명돼 있다. 재첩에 들어 있는 타우린, 비타민 B12 등이 간기능을 돕고 해독작용을 하기 때문에 잦은 음주와 과로로 피로를 느끼는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인 음식이다.
우리가 자주 먹는 오징어도 5월이 가장 맛이 오를 때다. 오징어는 단백질이 풍부해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해주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좋은 음식이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평하고 맛은 시다. 기를 보하고 의지를 강하게 하며 월경을 통하게 한다. 오래 먹으면 정을 보태주어 자식을 갖게 한다’고 하여 불임증과 자궁출혈 등 부인질환에 좋은 효능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오징어살은 음식으로 먹어 이런 효과를 얻고, 한약재로는 해표초라 해서 오징어 패각을 가루내어 부인질환과 위산과다, 위염, 위?십이지장궤양 등 위장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