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혁신 포럼 2010] 금융서비스 산업에서의 모바일 혁명

 금융서비스 산업에서의 모바일 혁명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금융서비스 산업에서의 모바일 혁명’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모바일 혁명의 실체와 이에 따른 금융산업의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아이폰 출시 이후 사용자의 폭발적인 증가와 모바일 인터넷 사용으로의 패턴 변화, 일본의 모바일 비즈니스 성장 등을 통해 모바일 혁명의 실체를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모바일 혁명에 따른 금융산업의 과제로 크게 4가지를 제시했다.

 첫번째 모바일로 인해 트래픽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트래픽의 분포 형태도 많이 변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새로운 투자 요인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교수는 과거 ATM이나 온라인 뱅킹의 경험을 비춰볼 때 거래단위당 비용은 15% 정도 떨어졌지만 전체 거래량이 급격하게 증가해 실제 거래지원 총비용이 증가했듯이 모바일 서비스 지원 비용도 더 추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번째 소셜 네트워크가 점점 웹 트래픽을 독점하게 되면서 기업들이 현재의 인터넷 사이트로 고객을 유인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실제 모바일 기기로 인해 페이스북 등의 사용자가 이메일 사용자를 2009년 7월부터 능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소셜 네트워크에서 기업의 웹 사이트로 트래픽을 유도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이 교수는 소셜 네트워크의 강세로 인해 기업들이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기업들은 기업외부의 역량을 활용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국내 금융기업들은 그동안 지나치게 트랜잭션처리 중심으로 돼 있는데, 기업의 인적 역량을 오픈이노베이션에 의해 강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아이폰 출시 이후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하는 데 1개월에서 5개월 정도 소요된 만큼 타임투마켓의 역량을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멀티채널아키텍처(MCA)를 갖추면서 가능해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하나은행의 경우 1개월만에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많은 기업들이 채널간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를 확보하는 데 실패하고 있어 CRM의 투자에 대한 회의가 크고 예전에 투자했던 CRM을 폐기하거나, 보다 생산적인 대안을 찾아야 하는 기로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기기의 경우 사용자의 의도와 위치를 노출시키기 때문에 값싸고 양질의 CRM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금융 기업들의 가장 큰 과제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네번째 과제로 소개한 글로벌화에서 이 교수는 먼저 국내의 금융IT가 과도한 정부의 기술적 규제를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모바일의 경우 고객의 정보 습득이 보다 쉽기 때문에 투명한 가격경쟁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원가 압력이 더욱 가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틈새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데, 현재 남아있는 고객은 사실 10억명으로 추산되는 금융의 소외 계층과 이민자들의 송금시장, 800만명의 신용불량층 등이 있다”며 “이들의 금융거래 과정에서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위험관리 등의 새로운 핵심역량과 금융 소외계층이 접근할 수 있는 보다 값싼 채널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외에도 글로벌 경쟁에서 자본력이나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글로벌 경쟁업체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Prosper.com’, ‘Popfunding.com’ 등의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P2P 대부업체(Peer-2-peer lending)의 등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