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다시 태어난 ‘로빈 후드’가 13일 개봉했다. 그러나 셔우드 숲으로 들어가 의적 활동을 펼치는 로빈 후드의 모습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는 로빈 후드가 셔우드 숲으로 들어가게 된 배경과 이유까지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빈 후드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인지 아닌지는 이견이 많지만 영화 속 로빈 후드는 실존 인물로 등장한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 이미지를 덧입고 세상을 구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판 백인 전쟁 영웅이기도 하다. 오락 영화로서는 훌륭한 장점을 갖췄지만 로빈 후드를 마초로 만든 설정은 무리가 아니었냐는 평도 뒤따른다. 이 작품은 12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열리는 칸 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됐다.
배경은 13세기 영국이다. 평민 출신이지만 뛰어난 활쏘기 실력을 가진 로빈 후드(러셀 크로우 분)는 리처드 왕의 용병으로 프랑스와의 전투에서 대활약을 펼쳐 왕의 신임을 받지만, 전투 중 리처드 왕이 전사한다. 뒤이은 존 왕은 폭력적이고 탐욕적인 통치로 영국을 더욱 피폐하게 만든다. 국민들은 가난과 폭정에 시달리고, 영국에서는 모든 자유가 사라진다. 전쟁 후 고향으로 돌아온 로빈 후드는 아버지가 자유를 위해 왕권에 도전하다 처형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동료들과 함께 부패한 존 왕에 맞선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